[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트럼프 행정부의 거래 제한 조치로 홍역을 치르는 중국 통신 장비 대기업 화웨이가 내달 자체적으로 개발한 운영체제(OS)를 선보일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져 주목된다.
미국의 이른바 화웨이 보이콧으로 인해 구글과 거래 중단 위기가 발생한 가운데 본격적인 ‘탈(脫) 안드로이드’ 수순에 돌입하는 움직임이다.
태국 방콕의 한 쇼핑센터에 화웨이의 최신형 스마트폰 P30이 진열돼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화웨이의 자체 OS로 스마트폰 소비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앱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것인지 여부에 반신반의하는 표정이다.
28일(현지시각) 안드로이드센트럴은 화웨이가 내달 자체 OS를 본격 가동, 구글 안드로이드 교체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화웨이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그룹 중동 부문의 알라 엘시미 이사는 지난 수 년간 화웨이가 자체 OS 개발을 추진했고, 이를 내달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부적으로 훙멍으로 지칭되는 화웨이 OS는 스마트폰 이외에 태블릿과 스마트워치, TV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테크네이브는 화웨이가 주요국에 자체 OS의 상표 등록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유럽연합 지적재산권 사무소(EUIPO)에 화웨이가 상표 등록을 신청한 ‘화웨이 아크 OS’가 실상 훙멍인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다.
화웨이는 이 밖에 ‘화에이 아크’와 ‘아크 OS’라는 이름의 소프트웨어에 대해서도 상표권 및 특허권 등록을 신청했다.
미 상무부가 제시한 90일간의 유예 기간이 종료되면서 거래 제한 조치가 본격 가동되면 화웨이와 미국 기업의 비즈니스는 크게 차단될 전망이다.
이미 구글이 거래 중단 계획을 발표했고, 반도체 업체들도 같은 행보를 취하는 실정이다. 구글 안드로이드 공급이 끊어질 경우 화웨이 스마트폰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한 주요국 이동통신 업체들까지 등을 돌리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화웨이는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2위 자리를 지켜냈지만 무역 전면전에 따른 충격이 우려되는 상황.
이미 화웨이는 자체 OS 개발 사실을 언급하며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안드로이드의 공백을 매끄럽게 해소할 만한 성능을 확인시켜줄 것인지 일단 지켜보자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커다란 쟁점은 각종 앱의 가동이다. 화웨이 OS가 기존의 앱에 대한 접근과 작동을 지원하지 못할 경우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얘기다.
반면 화웨이가 OS 부문의 기술력을 확인시켜 줄 경우 전세계 OS 시장에서 세력을 확대하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축한 탄탄한 경쟁력을 앞세워 화웨이가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를 손에 쥘 수 있다는 관측이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