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22개월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거 캠프와 러시아의 2016년 대선 개입 공모 및 대통령의 사법 방해 의혹을 수사해 온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죄를 확신하지 못한다는 말로 자신의 수사 결과를 정리했다. 법무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현직 대통령의 기소는 애초부터 옵션이 아니었다고도 강조했다.
뮬러 특검은 29일(현지시간) 워싱턴 법무부에서 한 기자회견을 통해 2년간의 수사를 공식적으로 종료하고 법무부를 떠난다고 밝혔다. 2년 전 꾸려진 특검 사무소도 문을 닫는다.
뮬러 특검은 22개월간 2016년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과 트럼프 선거 캠프의 연루 의혹, 대통령의 사법 방해 혐의를 수사해왔다. 지난 3월 발표된 보고서에서 뮬러 특검은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추가 기소할 건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뮬러 특검의 수사 보고서 공개한 이후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의혹이었다. 이와 관련해 의회 민주당은 뮬러 특검에 청문회 출석을 요청하는 등 사법 방해죄 의혹을 깊이 파헤치려고 나섰다.
이날 뮬러 특검은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죄를 짓지 않았다고 자신했다면 그렇게 말했을 것이라면서 그런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뮬러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기소 의견을 내지 않은 이유로 재임 중인 대통령은 기소될 수 없다는 법무부의 유권 해석을 언급했다. 뮬러 특검은 “대통령 기소는 우리가 검토할 수 없는 옵션이었다”고 덧붙였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사진=로이터 뉴스핌] |
뮬러 특검은 자신이 이번 수사와 관련해 추가로 이야기하지 않기를 바란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보고서는 나의 증언”이라며 “추가로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뮬러 특검의 기자회견 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증거가 불충분했고 우리나라에서 한 사람은 무죄”라면서 “이번 사건은 종료됐다”고 밝혔다. 다만 로이터통신과 CNN, 폴리티코,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언론은 뮬러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의 무죄를 확언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뮬러 특검의 기자회견을 본 일부 정계 전문가들은 뮬러 특검이 현직 대통령의 기소가 자신이 선택할 수 없는 옵션이었지만 의회가 탄핵 절차를 개시하거나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이후 검사들이 수사를 재개할 발판을 마련해 놓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의회 민주당에서는 다시 한번 탄핵 절차 개시 요구가 고개를 들고 있다. 민주당 소속 제리 내들러(뉴욕) 하원 법사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뮬러 특검이 대통령에 대한 형사 기소를 추진할 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범죄와 거짓말, 다른 잘못된 행위에 대해 의회가 대응해야 함을 의미하며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절차 개시 의견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는 소극적이다.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의장은 탄핵 절차가 분열을 조장한다며 이에 반대해 왔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