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69주년 창립기념사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 좌우"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창립 제69주년 기념사에서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요인에 대한 불확실성을 점검하고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며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라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할 단계가 아니다"는 발언에서 '완화 기조'로 돌아선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한은 창립 제69주년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
다만 이와 관련해 사실상 금리 인하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기자들 질문에 이 총재는 "창립기념사 문안 그대로 해석해 달라"며 말을 아꼈다.
이 총재는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를 올해 우리나라 경제 흐름을 좌우할 큰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이 점점 우리 경제를 어렵게 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반도체 역시 상반기가 다 지나갔는데, 당초 예상보다 회복 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언급했다.
이어 "6월 미중 정상회담 등이 예정돼 있어 지켜봐야겠지만, 지난 4월까지만 해도 낙관적으로 흘러가던 무역협상이 어려운 쪽으로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며 "반도체 경기도 미중 무역분쟁과 상당히 연결돼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이 총재는 기념사에서 "반도체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될 소지가 있다"며 "특정산업 중심의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 경제로선 불확실성 요인에 따라 성장이 영향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 경제 성장을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들이 상존하고 있다"며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해 구조개혁에도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앞서 파월 미 연준(Fed) 의장은 "무역전쟁 리스크에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키웠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다음주 FOMC가 예정돼 있으니 지켜봐야겠다"고 짧게 언급했다.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