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도 화웨이 제품 배제 쉽지 않아
[서울=뉴스핌] 김은주 기자 =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지난해 유럽 기지국 시장에서 점유율 40%를 돌파했다.
화웨이 로고 [사진=바이두] |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영국 IHS Markit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해 화웨이가 전 세계 기지국 시장에서 점유율 31%로 1위를 차지했으며, 유럽만 보면 40% 이상의 점유율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유럽에 화웨이 제재 동참을 촉구하고 있지만 스위스, 영국 등 유럽 국가는 5G에서 화웨이의 제품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유럽에서 가장 먼저 5G 상용화 서비스에 돌입한 스위스의 대형 통신사 선라이즈(Sunrise)는 5G 인프라에 화웨이 제품을 전면 도입했다.
여기에 지난 5월 중순 구글이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직후에도 선라이즈는 화웨이의 5G 스마트폰 판매를 계속 이어 가고 있다.
영국 BT그룹 산하 최대 이동통신사 EE는 지난 5월부터 출시한 5G 서비스와 관련해 “핵심 설비에 화웨이 제품을 쓰진 않겠지만, 안테나 등 무선통신네트워크에 일부 사용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오는 7월부터 5G 서비스에 돌입할 계획을 갖고 있는 영국 통신업체 보다폰도 화웨이의 제품을 일부 도입할 예정이라고 알려져 있다.
영국 런던에 설치된 화웨이의 5G 설비 [사진=관찰자망] |
관찰자망은 미국의 화웨이 제품 배제 요구에도 영국 통신사들은 5G 네트워크 구축에 화웨이 제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5G 네트워크는 기존의 4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구축되는데 영국 통신사 대부분은 4G 네트워크에 화웨이의 제품을 쓰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회사가 5G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기존의 화웨이의 제품을 전면 교체할 경우 막대한 비용 부담이 발생해 화웨이 제품을 완전히 배제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화웨이 제품 사용과 관련해 유럽연합(EU) 측은 각국의 판단에 맡긴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EU는 자유무역방침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특정 기업을 배제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현재 미국의 화웨이 제재 촉구에 화웨이 제품 완전 배제를 지지하는 나라는 오스트레일리아 등 일부 국가뿐이며, 영국을 포함한 유럽 국가들은 화웨이 배제할 계획이 없으며,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유럽이 5G에서 화웨이, ZTE 등 중국산 통신기기 도입을 금지할 경우 620억 달러의 비용이 증가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eunjoo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