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이른바 ‘연준 풋’에 대한 기대로 연일 오르던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피로감을 드러냈다.
미국이 다음주 중국과 무역 협상을 앞두고 중국의 슈퍼 컴퓨터 관련 기업의 거래를 제한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관련 종목의 주가를 압박했다.
다우존스 지수 일간 추이 [출처=인베스팅닷컴] |
이란과 미국 사이에 정세 불안도 투자 심리를 흐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연방준비제도(Fed) 정책자들 사이에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의견이 꼬리를 물고 제시, 월가의 관심을 끌었다.
21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33.04포인트(0.13%) 떨어진 2만6719.13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3.72포인트(0.12%) 내린 2950.46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19.63포인트(0.24%) 하락한 8031.71에 마감했다.
반도체 섹터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이날 CNBC를 포함한 외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화웨이에 이어 슈퍼 컴퓨터 관련 5개 중국 기업을 추가로 ‘블랙리스트’에 포함, 거래를 제한하기로 했다.
이들 기업이 미국의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며, 외교 정책 측면의 이해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상무부의 주장이다.
보도가 전해지면서 자일링스와 엔비디아가 각각 2% 선에서 하락했고, AMD 역시 2% 이상 내리는 등 반도체 관련 종목이 ‘팔자’에 시달렸다.
연준 정책자들 사이에서는 비둘기파 주장이 봇물을 이뤘다. 로이터에 따르면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이날 오하이오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을 근거로 통화정책 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 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은행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이달 회의에서 50bp(1bp=0.01%포인트)의 금리인하를 주장했다”며 인플레이션 부진에 적극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도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물가와 GDP 성장률 둔화를 감안해 경기 부양에 초점을 둔 정책 대응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밖에 이란과 미국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드론 격추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 공습을 승인한 뒤 이를 철회했다.
미국과 중국의 고위 정책자들이 이르면 25일 일본에서 회담을 가질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 결과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XM의 마리오스 하지커리아코스 애널리스트는 투자 보고서에서 “시장은 미국과 중국 정상이 협상 재개를 위한 휴전 연장에 합의하는 시나리오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종목별로는 중고차 유통 업체 카맥스가 분기 실적 호조에 3% 선에서 상승했고, 카니발은 몇몇 월가 투자은행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에 4% 이상 급락했다.
이 밖에 금 선물이 온스당 1400.10달러에 거래, 6년래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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