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대표팀 전원 한 달간 선수촌 퇴출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쇼트트랙 대표팀 2018 평창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임효준이 후배를 성희롱 한 사실이 밝혀져 남녀 국가대표팀 전원이 선수촌에서 퇴출당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리위원회는 "지난 17일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은 진천선수촌에서 동반 암벽 등반 훈련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임효준(23·고양시청)이 앞서 암벽을 오르던 황대헌(20·한국체대)의 바지를 벗겼다"고 25일 밝혔다.
황대헌은 암벽을 오르는 데 두 손을 사용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반신을 무방비로 노출했다. 현장에 있던 여자 선수들도 사건을 그대로 목격했다. 심한 수치심을 느낀 황대헌은 곧바로 코칭스태프에게 성희롱을 당한 사실을 알렸다. 이에 장권옥 대표팀 감독은 빙상연맹에 이를 보고했다.
임효준(왼쪽)과 황대헌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준결승에 출전해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 뉴스핌DB] |
사건 직후 황대헌은 선수촌 내 인권상담소에서 심리 상담을 받았다. 그러나 여전히 큰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대헌의 소속사 브라보앤뉴는 "황대헌이 수면제를 복용하고 잠을 자야 할 정도로 심리가 불안정한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임효준 소속사 브리온 컴퍼니는 "훈련 도중 장난스러운 분위기가 조성돼 임효준이 조금 과격한 장난을 친 것 같다. 장난기 어린 행동이었으나, 상대방 기분이 나빴다면 분명 잘못한 일이다. 거듭 사과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효준과 황대헌은 한국체대 선후배 사이로 지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큰 활약을 펼쳤다. 당시 임효준은 남자 1500m에서 금메달, 5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대헌은 남자 5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에이스다. 또 5000m 남자 계주에서도 함께 활약한 바 있다.
성희롱 사실이 밝혀지자 임효준은 활발하게 사용한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삭제한 상태다.
신치용 선수촌장은 자체 조사 결과 대표팀 전체의 '기강해이'가 문제라고 판단했다. 이에 쇼트트랙 대표팀 남자 7명 여자 7명 전원을 한 달간 퇴촌시키기로 24일 결정했다. 이에 25일 오전에 퇴출한 대표팀은 다음 달 25일께 다시 입촌할 예정이다. 임효준의 개인 징계 여부는 다음 주 연맹에서 결정한다.
쇼트트랙 대표팀의 성희롱 파문은 처음이 아니다.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가 수년간 심석희를 성폭행한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었다. 지난 2월에는 쇼트트랙 대표팀 남자 선수 김건우가 여자 숙소를 무단으로 출입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김건우와 그의 출입을 도운 김예진이 함께 퇴출을 당했고, 징계를 받았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