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재임 기간 중 아마도 가장 중요한 이벤트가 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8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막이 오른 가운데, 세계 3대 경제대국 수장이 나란히 자리에 앉았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일본 총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시 주석은 29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다른 정상들과의 만남에서 무역 분쟁에 있어서 미국을 나쁜 편으로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는 것은 피하고 있다.
이날 오전 아프리카 정상들과의 회담에서 시 주석은 “자신의 이익만을 먼저 내세우고 다른 사람의 이익을 해치는 것은 지지를 얻지 못하는 나쁜 행동”이라고 말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겨냥했다.
시 주석은 또한 디지털 경제와 관련해 ‘공정하고 공평한 시장 환경과 완전하고 활력 있는 글로벌 공급망’을 촉구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를 공격하고 있는 데 대한 비난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27일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드러내며 한중 양국 관계에 외부 영향력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국내에서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려 무역전쟁을 더욱 악화할 수도 없는 입장의 시 주석이 혼자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섀도 복싱’을 연습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전방위로 압박하면서도 시 주석과의 친분을 강조하고 시 주석을 높이 평가하는 발언을 계속 내놓고 있다.
베이징 소재 리서치 기관 트리비움 차이나의 공동 창립자 트레이 맥아버는 “시 주석 입장에서는 미국이 협상에 임하는 자세에 대한 불만족을 표현하고 싶지만, 당장 내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야 하는 시 주석은 어느 정도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의 이러한 행보는 중국 관영 언론의 기조와도 맞물린다. 중국 언론들은 무역협상 결렬의 책임을 미국 측에 돌리며 비난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나 다른 미국 측 협상 책임자를 거론하지는 않고 있다. 또한 미국에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위협은 했지만,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내일 정상 간 담판의 결과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가운데, 류허(劉鶴)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이날 오사카의 한 호텔에서 만나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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