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과 행정부에 대해 “무능하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진 주미 영국대사와는 더 이상 일을 하지 않겠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퇴임을 앞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까지 싸잡아 비판하며 분풀이에 나섰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나는 그 (영국) 대사를 모른다, 그러나 그는 미국과 관계에 생각이 깊지 못한 것 같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더 이상 그와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입장 표명으로 킴 대럭 주미 영국대사의 공직 수행은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이로 인한 외교적 파장도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이 총리를 겨냥해서도 “그녀와 그 대표부가 만들어놓은 것이 정말 엉망”이라면서 “나는 그녀에게 일을 처리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녀는 다른 방향으로 결정했다”며 비판했다.
그는 “영국에 좋은 뉴스는 곧 새로운 총리를 갖게 된다는 것”이라면서 “지난달 내가 엄청난 영국 국빈 방문하며 좋았던 것은 정말 인상적이었던 영국 여왕뿐”이라고 적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지난 6일 대럭 대사가 지난 2017년부터 최근까지 본국 외무부에 보낸 이메일을 입수해 보도했다.
공개된 이메일에서 대럭 대사는 "나는 이(트럼프) 행정부가 결코 유능해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 행정부가 정상적으로 잘 작동하고, 예측 가능하며 어설프지 않을 것이라고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백악관의 "피 튀기는 내분과 혼돈이 있다는 언론 보도는 대부분 사실"이라며 이런 내분 양상을 "칼싸움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16년 트럼프 대선 캠프의 러시아 공모 의혹 등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경력이 불명예스럽게 끝날 수도 있다"면서 "(대통령직이) 불타고 붕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인 스캔들에도 살아남았다면서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많은 공격을 당한 뒤에도 손상되지 않은 모습으로 불꽃 속에서 등장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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