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은행, 2019년 1분기 자금순환 발표
국내기업 채권발행 10.4조, 작년 전체 4.8조 대비 2배 이상 증가
반도체 부진·미중 무역분쟁으로 투자 포기하고 운영비로 자금 '소진'
수출 부진에 경상수지 줄면서...국내 전체 순자금운용 7년래 '최저'
가계, 대출 줄고 예금 늘어...부동산규제로 주택구입 감소 영향
정부, 경기 부진 탓에 재정지출 크게 늘려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지난 1분기 국내 기업들이 채권시장에서 10조원 넘게 자금을 조달했지만, 미중 무역분쟁·반도체 경기부진 등으로 투자 대신 운영비로 자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10일 비금융법인기업들의 금융기관 예치금이 큰 폭으로 축소됐고, 채권발행 등의 직접금융은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은행예금, 채권투자, 주식투자 등을 의미하는 자금운용은 지난 1분기 30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48조6000억원 대비 크게 줄어든 것.
반면 채권발행을 통한 기업들의 자금조달액 10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조달액 4조8000억원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이인규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비금융기업이라 함은 일반기업으로 대한민국 생산주체라 할 수 있다"며 "기업들이 채권발행을 통한 기업 자금조달액은 크게 늘었지만, 투자는 늘지 않았다. 반도체 경기악화,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라 수익성이 둔화된 영향이다. 이 자금들은 대부분 운용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삼성전자] |
가계는 저축이 늘고, 대출은 줄었다. 부동산 규제 영향으로 신규주택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지난 1분기 자금조달은 8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3조1000억원) 대비 1/3 수준을 나타냈다. 같은기간 은행예치금은 28조원에서 37조7000억원까지 늘었다.
이 팀장은 "부동산 규제와 경기부진 영향으로 신규주택 수요가 급감했다"며 "이에 가계가 은행으로부터 차입금이 큰 폭으로 축소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여기에 금융기관들이 예대율 관리 강화에 앞서 예금유치 경쟁을 공격적으로 펼친 영향이 컸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경기부진에 재정지출을 늘리면서, 순자금운용액이 지난해 1분기 9조원에서 60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순자금운용액은 세금 등을 조달한 돈에서 SOC 투자 등의 재정지출 등을 차감한 금액를 말한다.
이인규 팀장은 "세입은 작년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경기부진에 정부가 재정지출을 확대하면서 순자금운용액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정부는 지난 1분기 국채발행을 중심으로 52조6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작년 1분기 28조6000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수출 부진에 따른 국내 전체 순자금운용액은 7년래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경제활동의 결과 발생한 국내부문 순자금운용은 13조원으로, 2012년 1분기 5조3000억원을 기록한 후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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