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출시 289일만에 1000만명, 921일만에 1억명 회원 돌파
텐센트 마화텅, 애필 CEO 팀쿡도 회원 가입 전폭적 지원
[서울=뉴스핌] 김경동 기자 = 1억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헬스 앱 ‘킵(Keep)-자유운동장’은 중국인 스마트폰의 필수 어플리케이션이 됐다. 국민 헬스 앱 '킵'을 개발한 '90허우(90년대 출생자)'의 젊은 CEO 왕닝(王寧,29)은 많은 사람들이 과학적인 운동법을 알고 더욱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킵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2016년 포브스 아시아 30세 이하 창업자 30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킵(Keep)’ 창립자 왕닝(王寧)[사진=바이두] |
헬스 앱 ‘킵’은 건강정보, 조깅, 사이클, 요가, 식단관리, 커뮤니티 등 종합 건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 2015년 앱스토어(App Store) 우수앱으로 선정된후 해당분야를 섭렵해왔다. 올해 1월, 킵은 가정용 헬스자전거와 워킹머신, 스마트밴드 등의 스마트 상품을 출시했다. 이어 3월에는 오프라인 운동 공간인 ‘Keepland’를 오픈했으며, 야채, 샐러드 등 웰빙식품업 등 오프라인 사업영역을 확대중이다.
킵을 이끌고 있는 왕닝은 2016년 포브스 아시아 30세 이하 창업자 30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신문을 많이 읽었다. 신문을 보면서 신문편집이나 광고 등을 세심하게 따져보며 생각했다.
그는 늘 ‘Why’라고 묻는 것을 아주 좋아했다. 그는 어떤 현상에 대해서 왜 그렇고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늘 의문을 갖고 깊게 파고들었다. 베이징정보과기대학(北京信息科技大學)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그는 재학 중에 학교 교무시스템의 불편한 점을 개선하고, 초중고생 인터넷강좌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것이 후에 창업의 밑거름이 됐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그는 자신이 너무 뚱뚱해서 여자친구에게 차였다고 생각했다. 그때 왕닝은 90Kg이었는데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매일 운동과 식사조절을 통해 75Kg까지 살을 뺏다. 그는 자신이 어떻게 다이어트에 성공했는지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그것을 공유해야겠다고 생각했다.
Keep의 상품을 이용해 실내 운동하는 모습[사진=바이두] |
그는 이 일을 친구들과 상의한 후 사업아이템으로 만들어 나갔다. 12명의 창업팀은 대부분 친구이거나 인터넷강좌 아르바이트 때의 동료들이었다. 초창기 별다른 자금도 없었지만 왕닝은 좋은 컨텐츠를 만들면 회원들이 찾아오고 소문도 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체 컨텐츠 제작에 집중했고, 사용자의 체험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분석해서 솔루션을 제공해 주는 상품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2014년 스이(10월 1일) 국경절 연휴가 끝나고 왕닝과 직원들은 앱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상품이 출시되기 전 왕닝과 직원들은 매일 둥다차오(东大桥)에서 함께 전철을 타고 집으로 가는 길에도 “킵을 어떻게 만들까”에 대해 토론했다. 당시 모든 전철 광고판에는 ‘나이키(Nike)’ 광고판이 도배를 하고 있었는데 그들은 그 광고 앞에서 나이키와 같은 위대한 브랜드를 만들자고 말했다. 그때 그들은 한 세대에 영향을 주는 대단한 브랜드를 만들자는 생각을 했다.
헬스 앱인 킵은 초기에 내부 팀의 홍보를 통해 회원을 끌어 모으던 것에서 일주일 만에 수 천명이 회원등록을 하는 대박 조짐을 보였다. 2015년 2월 4일 공식 출시한 킵은 출시 289일만에 1000만명의 회원을 확보했으며, 921일만에 1억명의 회원을 돌파했다.
‘킵(Keep)’ 창립자 왕닝(王寧)이 회원 1억명 돌파를 맞아 기념행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바이두] |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왕닝은 ‘마인레잉(mine laying)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먼저 우수한 컨텐츠를 바탕으로 첫 회원을 끌어 들이고, 이어 끊임없이 대량의 우수 컨텐츠를 생산해서 킵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킵에 가까이 다가서게 한다는 전략이다. 계속 새로운 매체나 SNS에 노출시켜 점차 사람들을 킵으로 끌어들여 앱을 다운받게 한다는 계획이다.
초창기 킵의 운영은 수직적인 커뮤니티 게시판이나 BBS와 다이어트관련 QQ대화방 등에서 사용자들에게 다가갔다. 킵을 선보인 첫날, 커뮤니티 사용자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고, 킵의 핵심 회원은 이런 방식으로 모집됐다.
대량의 우수한 컨텐츠에 힘입어 그들은 적극적으로 킵을 홍보하는 바이럴 마케팅을 해줬다. 왕닝은 초창기 투자유치에 아주 어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투자자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스스로 먼저 문제를 제기하면서 또 몇 가지 솔루션을 제시하면서 가능성을 찾았다. 투자자와 토론하면서 스스로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파악하여 투자자의 신뢰를 얻었다.
킵 출시 이전인 2014년 11월, 왕닝은 300만위안의 엔젤투자를 받았다. 이후 2015년 3월 베르텔스만(BAI)과 인타이자본(銀泰資本)으로부터 500만달러를 유치한데 이어 같은 해 7월 GGVCapital로부터 10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이듬해 5월 BAI와 GGVCapital 등으로부터 3200만달러의 추가 투자를 받았다. 2016년 8월에 텐센트로부터 상장을 앞둔 전략적 투자를 받았으며, 2018년 7월, 킵은 골드만삭스, 텐센트 등으로부터 최종 1억 27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 D 투자 유치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킵(Keep)’ 창립자 왕닝(王寧)[사진=바이두] |
왕닝은 킵이 나이키와 같은 대단한 스포츠 브랜드가 되기를 바랐다. 평소 나이키의 상품제조, 홍보대사 선정, 광고 투자 등에 있어서 각별한 느낌을 가지고 있었지만 나이키를 모방하지는 않기로 했다.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나이키의 짝퉁이 되어 버리고 자신의 브랜드 가치도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왕닝은 올해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등이 기업가 9명이 세운 후판대학(湖畔大學)에서 공부하게 됐다. 후판대학은 반드시 창업 3년 이상의 기획자로 연 3000만위안 이상의 매출, 기업의 3년 세금완납 증명서, 직원 30명 이상의 회사규모, 후판대학 지정 추천인 1명을 포함한 총 3인 이상의 추천서 등의 자격을 갖춰야 입학할 수 있다.
왕닝은 2016년에 텐센트가 주최한 경영창업캠프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 졸업할 때 최우수 성장상을 획득했다. 2018년 10월 25일, 텐센트 창립자인 마화텅(馬化騰)은 자신의 친구 대화방에 “내가 킵에서 5.25Km 런닝머신을 달렸다”라는 글을 남겨 킵의 홍보에 일조했다.
애플 CEO 팀쿡 (Tim Cook)도 킵에 대해서 아주 큰 관심을 보였다. 2017년 3월, 팀쿡은 킵을 방문할 때 이 앱이 아주 훌륭하다고 칭찬하며, 글로벌 버전이 나오면 사용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애플 CEO 팀쿡이 지난 2017년 3월 21일 Keep를 방문하여 왕닝으로부터 Keep 회원 일련번호 ‘80,000,001번’이 적힌 Keep 요가 메트를 선물로 받고 기념사진을 찍었다.[사진=바이두] |
왕닝의 성장 철학은 자신보다 반걸음 빠른 사람에게 배우는 것이다. 자신보다 반걸음 빠른 사람을 보면 조금만 노력하면 나도 그곳에 도달할 수 있겠구나하는 의욕이 생긴다. 하지만 상대의 위치가 너무 높이 너무 멀리 있다면 의욕이 생기지 않을 수 있다.
큰 성공을 거뒀으나 왕닝의 생활은 창업 초기보다 더 바빠졌다. 창업초기에는 12시면 잠을 잘 수 있었는데 지금은 새벽 2시~3시에야 잠을 잔다. 왕닝은 책을 읽는 것 이외에 늘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듣고 의견을 나누며 배운다.
hanguogeg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