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씨, 외교부장관 상대 보상지급 청구소송 제기
법원 “외교부 장관 상대로 보상 지급할 권리 없어”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일제 강점기 국내 강제동원 피해자 중 한 명인 김영환(95) 할아버지가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보상금을 지급해달라고 주장한 소송을 법원이 각하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함상훈 부장판사)는 11일 오후 김 할아버지가 외교부장관을 상대로 낸 일제강점기 국내 강제동원 피해자 보상지급 청구소송의 선고기일을 열고, 원고 측 소송을 각하했다.
각하란 소송이 형식적 요건을 갖추지 못해 재판 내용을 구체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소송을 종료하는 것이다.
재판부는 “행정소송에서 공공기관을 상대로 보상을 청구하는 경우, 지방자치단체 또는 국가(대한민국)를 상대로 해야 하는데 외교부장관은 대한민국 하에 있는 부속청에 불과하다”며 “소송 형식에 맞지 않아 각하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2018.02.13 leehs@newspim.com |
이어 “국내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절차를 취하지 않은 것이 위법이라는 주장과 보상에 관한 법률이 없다는 주장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딱한 면이 있는 것은 알지만 행정법원 입장에서 구제의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과거에 외교부를 상대로 보상을 청구했으나 외교부장관이 관할기관이 아니며 지급 능력이 없다고 거부한 적이 있다”며 “(이미 거부한 사건에 대해) 부작위가 위법하다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고 했다.
또 “보상 입법이 없는 부분은 법원이 아닌 국회에서 해결해야 한다”며 각하 결정 이유를 밝혔다.
군산에 거주하는 김 할아버지는 일제 강점기 ‘한반도 내 노무자 동원’ 피해자로, 1945년 3월 일본군에 끌려가 강제로 군 생활을 했다.
그는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 당시 국내 징용자를 보상에서 제외했고, 2010년 제정된 '대일 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도 국외 징용자에 대한 보상만 존재하는 것은 피해자에 대한 차별이라며 지난해 소송을 제기했다.
김 할아버지는 국외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국가에서 받는 금액에 따라 외교부장관을 상대로 ‘880만원 및 2019년부터 생존시까지 각 년도 말일에 80만원을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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