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기준 일본 의약품 수입 1.1조원, 미국 이어 2위
약사 유튜버, 전북·경북·부산 약사회도 불매운동 가세
"일본약 불매운동, 일반의약품에 한정돼.. 비중 1%~2%"
[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일본의 경제 보복 수출 규제에 맞선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의약품 시장까지 퍼지고 있다. 다만 일본산 약품 중 일반의약품 비중은 1~2%에 불과하고, 오리지널 전문약은 대체가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보니, 실효성 있는 운동이 될지는 미지수다.
[사진=NHK 캡처] |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를 비롯한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일본 맥주·옷 등에 이어 의약품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일본 의약품 수입 비중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일본이 우리나라에 수출한 의약품 규모는 9억2797만 달러(약 1조962억원)로, 전체 의약품 수입액 중 10.7%를 차지한다. 미국에 이어 2위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제약사 의약품에 대해 SNS에서 정보 공유가 이뤄지고 있다.
'약쿠르트', '약사가 들려주는 약 이야기' 등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현직 약사들은 일본 제약사의 일반의약품을 대체할 수 있는 국내 제약사 제품을 소개하는 영상을 올렸다. 약쿠르트가 올린 '약국에서 판매하는 일본 약 알아보고 대체품도 알아보았습니다'란 제목의 영상은 23일 오후 4시 기준 4만8000회, 약사가 들려주는 약 이야기의 '약국서 판매하는 일본 제약회사 제품은'이라는 영상은 2만7000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해당 영상에서 공개된 일본산 의약품과 대체가능한 국산 약의 목록은 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SNS 등을 통해 공유되고 있다.
지역 약사계도 조직적으로 일본 의약품 불매운동에 가세하고 있다. 전북약사회는 "아베정부의 경제보복조치가 철회될 때까지 모든 일본 제품과 의약품에 대한 불매 운동을 선언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경남약사회와 부산약사회도 불매운동을 선언했다.
◆ "일본 불매운동, 일반의약품에 그칠 수밖에"
다만, 일본 의약품 불매 운동은 일반의약품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일반의약품은 처방전 없이 환자가 직접 선택해서 살 수 있는 약이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일본산 일반의약품은 종합비타민, 위장약, 구내염 치료제 등이 있다. 일본 제약사가 국내에서 판매하는 일반의약품 비중은 1~2%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지역 약사 단체가 불매운동을 하는 것은 일반의약품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며 "전문의약품은 약사 마음대로 처방을 변경할 수 없기 때문에 비타민제, 감기약 등 처방없이 구입할 수 있는 일본 의약품 제품에 한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의약품을 처방하는 의사들은 기존에 복용하는 약을 바꾸는 데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일본산 오리지널 의약품이 많기 때문이다.
경기도 일산에서 내과 의원을 운영하는 개원의는 "고혈압, 당뇨 치료제 중 일본 제약사 치료제가 많다"며 "불매운동을 한다고 해서 전문의약품을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약은 환자 체질에 맞는 것을 처방하고, 고혈압이나 당뇨의 경우는 오랜 기간 복용하는 약"이라며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처방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했다.
일반의약품 비중이 낮은 일본계 제약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다.
한 일본계 제약사 관계자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일반의약품 비율이 높으면 불매 운동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지만, 일본계 제약사들은 전문의약품 비율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allzer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