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핵실험· 미국 겨냥 장거리 발사 중지 약속’ 지킨 계산된 도발
강한 우려 표명한 韓 정부, 고립 양상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북한이 지난 5월이후 78일 만에 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 청와대는 ‘새로운 형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라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이후 나온 미국 국무부의 반응은 북미 실무 협상 재개에 방점을 두는 ‘로우 키(low-key·절제된)’ 대응이어서 대조를 보였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 “우리는 더 이상의 도발을 하지 말라고 촉구한다”면서도 “우리 정부는 북한과의 외교적 관여에 노력하고 있으며 북한과의 실무 협상이 진전되도록 계속 압박하고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실시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 [사진=노동신문] |
북한의 미사일이 비록 단거리 일지라도 한국의 발표대로 탄도 미사일 기술을 이용했다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한 것이고 추가 제재 논의 대상이 될 수 도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미국이나 일본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한국만을 사정 거리로 삼은 단거리 미사일 탄도 미사일 발사한 북한의 계산된 도발임을 감안,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읽힌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에 예민한 반응을 보여온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일본 안보에 영향을 끼치는 사안이 아니다”라는 덤덤한 반응을 보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 실험과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장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이를 지켰다는 점을 자신의 업적으로 자랑해왔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문제를 부각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외교 실패를 자인하는 셈이 된다.
북한도 김정은 위원장의 약속에는 한국 전역을 위협할 수 있는 단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 중지는 빠져 있는 허점을 교묘하게 파고들고 있는 셈이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 [사진= 미국 국무부 홈페이지 게재 영상 갈무리] |
결국 북한의 치밀한 단거리 미사일 도발에 한국 정부가 고립되는 묘한 양상이 연출된 셈이다.
한편 워싱턴 의회에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비판이 강하게 제기돼 트럼프 정부와는 대조를 보였다. 상원 외교위 산하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인 공화당 소속 코리 가드너 상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이번 도발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행정부는 북한 및 그 모든 조력자를 대상으로 추가 제재를 부과하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소위의 민주당 간사인 에드 마키상원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보도대로 라면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런 진전도 없이 북미정상회담에 참여해왔다고 비판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