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일본이 백색국가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방안을 강행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가 3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재에 나서는 등 국제 사회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국가 안보를 앞세워 매파 행보를 취할 움직임이라는 소식이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일반 이사회에서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놓고 벌어진 격론 [사진=로이터 뉴스핌] |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정례 브리핑에서 “국가 안보와 관련한 수출 통제 방침에 바뀐 것은 없다”며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백색국가 제외와 관련, 구체적인 시한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이르면 8월2일 결정이 내려질 전망이다. 이어 8월 하순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 역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법령 개정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아사히 신문은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에 한국의 백색국가 유지를 권고하며 중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전날 미 고위 정책자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일본의 반도체 필수 소재 수출 제한과 관련, 무역 분쟁 중단 협정(standstill agreement) 체결을 촉구했다고 밝히는 등 개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일본을 돌려놓지 못했다는 평가다.
특히 스가 장관의 발언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번에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양국 외교장관과 회동할 뜻을 밝힌 데 이어 나온 것으로, 미국의 개입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일본의 수출무역관리령이 실제로 개정, 한국이 백색국가 리스트에서 제외될 경우 IT를 중심으로 제조업계의 생산에 광범위하게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의 백색국가 제도는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첨단 기술 및 전자 부품을 수출할 때 허가 신청을 면제해 주는 것으로, 한국이 여기서 제외되면 일본의 거래 업체는 거래를 위해 허가를 신청해야 하기 때문에 수출 지연이나 장벽이 발생할 수 있다.
가뜩이나 반도체 필수 소재 수출 제한으로 인해 메모리 칩 가격이 급등하는 등 충격이 가시화된 가운데 주요국은 일본의 결정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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