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최근 수 일간 좌파 정권의 재집권 가능성으로 아수라장을 연출했던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분위기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정치권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았고, 브라질 시장에 가해진 충격파가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 있어 섣부른 낙관론은 자제해야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미국 달러화당 6% 급등한 57페소를 기록했다. 아르헨티나 국채 가격들도 오른 가운데 최대 8%의 상승폭을 기록한 기간물도 있었다. 이날 아르헨티나 대표 주가지수인 머벌지수는 3.7% 반등했다.
최근 치러진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선거에서 중도 좌파 후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후보에 크게 뒤진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투자자들이 마침내 저가 매수에 나선 덕분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신흥시장 국채 책임자는 "위험-보상이 매력적"이라며 "경제가 계속 악화한다면 최근 자산가격 재조정은 계속돼야 겠지만 어떤 새 정부든 그것을 피하기 위한 강력한 동기를 부여받을 것"이라고 했다.
전날까지 3일간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은 요동을 쳤다. 아르헨티나 국채 금리는 평균 21%로 치솟았고,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에 내재된 국가 부도확률은 80%를 웃돌았다. CDS는 프리미엄은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로 흔히 쓰여 부도 위험이 늘어나면 상승한다.
지난 12일에는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달러당 장중 한때 30% 떨어졌고, 머벌지수는 38% 폭락 마감하기도 했다. 지난 14일에는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서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를 발표했으나 7.5% 폭락했다. 페르난데스와 마크리 대통령이 시장 진정에 최선을 다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이렇게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이 롤러코스터를 연출한 것은 지난 11일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선거(본선 10월27일)에서 경제 개혁을 표방해 온 마크리 대통령이 좌파 성향 후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에 대패해 포퓰리즘 정권 탄생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배어링스의 리카르도 아드로그 글로벌 국채 책임자는 "페르난데스가 매우 높은 인플레이션을 감수하고서라도 통화를 평가절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과거 페르난데스 진영이 페소화 가치가 하락 압박을 받으면 현 600억달러 규모인 외환보유액을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 페소화에 '비중확대'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일부 전문가는 아르헨티나 자산가격의 반등을 일시적이라고 했다. 현재 아르헨티나의 경제는 침체 상태이고, 아직 페르난데스가 구체적으로 내놓은 경제계획도 부재 상태에 있는 등 불확실성이 많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JP모간프라이빗뱅크의 프랑코 우첼리 남미 고객투자전략 책임자는 "모든 투자자가 페르난데스로부터 모종의 신호를 받길 기다리고 있다"며 "그가 딱히 경제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비지니스인사이더(BI)에 말했다.
금융시장의 혼란이 이웃나라 브라질에도 파급된 탓에 시차를 두고 아르헨티나 시장이 다시 휘청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인 15일 브라질 상파울루증시의 보베스파 지수는 전날보다 1.2% 급락했다. 이날 달러당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중앙은행의 환율 방어 의지 표명에 1.2% 강세를 보였으나, 전날에는 약 1.8% 하락하며 지난 5월 말 이후 처음으로 4헤알을 넘어서 4.041헤알까지 떨어졌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사진 =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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