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청각 장애 3급 핸디캡 딛고 투어 대회서 승리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청각장애 3급 이덕희가 ATP 단식 본선에서 생애 첫 승리를 따냈다.
이덕희(21·서울시청·212위)는 19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윈스턴세일럼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윈스턴세일럼 오픈(총상금 71만7955달러) 대회 이틀째 단식 본선 1회전서 헨리 라크소넨(27·스위스·120위)을 2대0(7-6 6-1)으로 제압했다.
ATP 투어 단식 본선에서 청각장애 선수가 승리를 거둔 것은 이덕희가 처음이다.
'청각장애 3급'의 이덕희가 ATP 단식 본선에서 생애 첫 승리를 따냈다. [사진=ATP] |
1세트를 타이브레이크 끝에 따내 기선을 잡은 이덕희는 2세트에서 한 차례도 브레이크 포인트를 내주지 않고 일방적인 공세를 펼쳤다.
이날 경기는 2세트 게임스코어 5대1로 이덕희가 앞선 상황에서 비 때문에 5시간 가까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날 이덕희의 승리 소식 또한 단연 화제를 모았다. ATP 투어는 홈페이지에 이덕희의 사상 첫 투어 대회 단식 본선 승리 소식을 헤드라인으로 전했다.
윈스턴세일럼 오픈 역시 소셜 미디어를 통해 ATP 투어 최초의 청각 장애 선수인 이덕희가 역사를 만들었다. 놀라운 이야기를 들어보라"며 그의 인터뷰 영상을 올렸다.
청각 장애를 딛고 투어 무대에 도전한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 등 세계적인 톱 랭커들이 메이저 대회에서 이덕희를 훈련 파트너로 초청해 격려하기도 했다.
1998년생 이덕희는 선천성 청각 장애를 앓고 있지만 유년시절부터 '테니스 신동'으로 주목받은 선수로, 2017년 19세의 나이로 세계랭킹 130위까지 올랐다.
32강에 오른 이덕희는 대회 3번 시드를 받은 후베르트 후르카치(2241위·폴란드)와 21일 오전 2시20분 2회전을 치른다.
후르카치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이덕희보다 한 수 위에 있다. 신장 역시 196cm로 175cm인 이덕희보다 20cm 이상 크다.
최근 투어 대회보다 한 등급 아래인 챌린저 대회서 주로 활동한 이덕희는 2016년 대만 가오슝 대회, 올해 6월 미국 아칸소주 대회서 준우승을 기록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 단식에서 동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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