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의 국제예술제에서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테러예고 협박 등으로 중단된 데 가운데, 전시가 열렸던 나고야(名古屋)시에서 25일 해당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가 열렸다고 NHK가 전했다.
이달 초 아이치(愛知)현에서 개막한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실행위원회는 지난 3일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의 전시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기획전에는 위안부 피해자를 표현한 '평화의 소녀상'을 포함해, 일본 내 전시장에서 거부당했던 작품이 전시됐지만, 테러 예고등이 잇따르면서 중단에 이르게 됐다. 실행위원회 측에 따르면 개막 이후 이틀 간 전화와 메일 등으로 약 1000건 이상의 항의·협박이 있었다.
NHK에 따르면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출품했던 예술가 12명은 25일 나고야시내 상점가의 빈 점포에서 해당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자리에는 해당 예술가 외에도 나고야시 시민 등이 참석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해당 전시에 출품했던 예술가 가토 쓰바사(加藤翼)씨는 "전시가 중단돼야만 하는지, 중단되면 안되는지에 대한 논의가 두드러지지만 현실은 그보다 복잡하기 때문에 자세히 (문제를) 들여다보기 위한 것"이라고 이 같은 자리를 마련한 이유를 설명했다.
참석한 작가들은 "표현의 자유가 규제되어온 사실을 전하는 것에는 의미가 있지만, 어떻게 보여질 것인가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다", "아티스트는 시민들이 예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만 한다"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
참가한 시민들로부터는 "세금을 이용해 (예술가) 자신들의 표현의 자유를 실현하겠다는 건 이상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가토씨는 "아티스트의 시점에서 의견이 다른 사람들과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일본 최대규모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에 출품된 평화의 소녀상. 제작자인 김서경(가운데)씨와 김운성(좌측)씨가 기획전 첫 날인 1일 소녀상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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