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신형방사포 발사는 한미일 시스템 점검 목적"
"한미갈등 확산 차단 위해 방위비 협상 유보 제안해야"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최근 북한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소식을 접했음에도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관련, "한미동맹 약화라는 전략적 노림수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태 전 공사는 29일 블로그를 통해 "북한은 북핵 전력을 분석, 공동 대응하는데서 '핵심 축'이였던 지소미아가 파기될 위험에 처하게 된 것을 내심으로는 반기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북한은 그간 각종 선전매체를 통해 한일 간 지소미아가 '제2의 을사조약'이라며 종료를 촉구했다. 그러다 한국 정부의 종료 발표가 나오자 공식 반응을 내놓고 있지 않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 [사진=로이터 뉴스핌] |
태 전 공사는 "한일관계 악화에 이어 한미갈등이라는 흐름을 만들어 내자면 북한이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북을 치는 것보다는 침묵하는 것이 전술적으로 이롭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이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틀만인 지난 24일 '초대형 신형방사포'를 시험발사한 것을 두고 "지소미아 종료라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한·미·일의 정보공유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점검해보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 여파에 따른 한미관계 악화를 우려했다. 이는 결국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예상 가능하다는 것이다.
태 전 공사는 "한미관계 악화까지 이어진다면 가뜩이나 한미연합훈련에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이 제기하는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핵미사일 실험 동결안을 받아들이고 반대급부로 일부 대북제재 해제, 한미연합훈련 종결 등을 줄 수도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새벽 신형 전술유도탄 발사를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발사되는 유도탄을 보고 있는 김 위원장(맨 앞줄).[사진=조선중앙통신] |
그는 이어 "이렇게 되면 북한 핵미사일은 구경도 못해보고 '미북이 신뢰 구축단계를 거쳐 비핵화로 나가야 한다'는 북한의 단계별 전략이 이행돼 북한은 핵보유국으로의 첫 문턱을 넘어서게 된다"고 우려했다.
태 전 공사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한미동맹에서 방위비 분담금 증액 문제가 새로운 한미 갈등요소로 커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며 "미국에 한일 간의 갈등이 극복될 때까지 방위비 분담금 증액 문제 토의를 한동안 유보하자는 제안을 내놓고 타협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래야 미국이 한일갈등을 강 건너 불 보듯 하지 않고 중재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며 한국의 안보상황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방위비 분담금 증액 문제를 들고 나오는 것이 동맹 강화에 부합되는지 고민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