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국과의 실무협상 열지 않고 현 상황 유지 원해”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최근 평양을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별도로 만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에 나서라는 중국의 압박을 피하고 싶어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6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왕 부장이 김 위원장을 면담했다면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압박했을 것이고, 김 위원장은 이런 압박을 피하고 싶어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와일더 전 보좌관은 “김 위원장의 면담은 주로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 등 공산당 고위 관료와 이뤄진다”며 "왕 부장과의 면담이 이뤄지지 않은 사실은 놀랍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북한이 미국과의 실무 협상을 재개하지 않은 채 현 상황을 유지하고 싶어하며 중국도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미국을 적극적으로 돕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왕 부장의 방북은 북미 실무 협상 재개에 앞서 양측의 입장을 공유하기 위한 실무 성격의 방문이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북한은 자신들의 비핵화 입장에 대해 중국이 미국과 소통하길 원할 뿐 아니라 중국의 지지도 얻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한은 계급을 중시하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왕 부장을 만나지 않은 데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보니 글레이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은 북중 관계가 강화될 경우 북미 대화의 전망이 밝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레이저 선임 연구원은 "북한은 중국을 통해 제재 완화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미국과의 대화에 흥미를 덜 느낄 것이며, 중국은 미국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향후 북중 관계가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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