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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치우의 외계인수첩]'에코락갤러리' 산타클로스 장현근

기사입력 : 2019년09월11일 18:34

최종수정 : 2020년05월26일 17:07

[편집자] '삶'이라는 글자를 해체하면 ㅅㆍㅏ ㆍㄹ ㅏㆍㅁ 이 된다. 사람이 문명을 연다. 사람이 문화를 빚고 오롯이 역사가 된다. 그래서 미래를 위해 사람을 관찰하고, 사람을 알처럼 품는 것이다. 

국가대표급 크리에이터로 통하는 오치우 빅브라더스 대표가 글로벌뉴스통신사 뉴스핌을 통해 '외계인채집'이라는 생경한 이름으로 주 1회 인터뷰를 연재한다. 문화계를 비롯한 각계각층과의 세밀하고 주관적인 만남 속에서 지구 곳곳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매력 넘치고 독특한 인간 모습들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오 대표는 소설 목민심서 250만부 판매전략[사람을 좋아하는 책]캠페인, 실패상황 정복전략[프로는 실패로 배운다], 최초의 중소기업 채용전략 기획, 청바지 점핑 프로모션전략, 중저가 다이아몬드 특화판매전략 등 처음이라는 수식어를 달며 기발한 아이디어와 기획으로 광고·카피라이터 업계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모세상(미켈란젤로의 3대 조각상 중 하나)' 작업을 막 끝낸 미켈란젤로가 스스로 감동해서 모세상의 무릎을 치며 '어찌 아무말이 없으십니까?' 물었다. 

그때 나타난 교황 율리우스 2세가 찬물을 쏟는다. '이거 코가 너무 높지않나?' 미켈란젤로는 아무도 몰래 바닥에 깔린 돌가루 한줌을 쥐고 올라가 모세상의 코끝에 대고 정을 날리는 척 하고 왼손에 쥔 돌가루를 흩뿌리며 의미있는 독백을 한다. '조지나!' 

오치우 빅부라더스 대표

만족한 교황은 공중에 매달린 미켈란젤로에게 엄지손가락을 벌떡 세우며 웃었다.

중세의 문예중흥기를 이끈 교황 율리우스2세, 그의 엄지손가락에는 엄청난 돈이 실려 있었다.

'천지창조'라는 위대한 업적을 남긴 미켈란젤로도 돈을 창조하진 못했다. 엄지손가락을 세운 교황의 느끼한 웃음에 맞춰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미켈란젤로의 의미깊은 독백이 다시 이어진다. '조지나!'

예술가와 돈은 그런 관계를 유지하며 21세기까지 절룩거리며 걸어왔다. 그런데 그 관계를 단숨에 무너뜨리겠다고 선언한 사내가 나타났다.

''예술가들을 해방시키게 될겁니다. 그들의 빛나는 예술혼이 몇몇 귀족들의 눈요기 꺼리가 되거나 자기들만의 리그에서 화폐대용품으로만 사용케하게 해선 안됩니다. 지금은 21세기 입니다.'' 혁명의 대명사인 프랑스대혁명도 감당못했던 예술가 해방선언은 참으로 생경했다.

장현근. 갤러리 '에코락' 대표 명함과 함께 다가온 인상은 참 '뜨악'하다. 풍모는 전혀 예술적이지 않을 뿐더러 그가 내민 또 다른 명함은 심지어 '에코 캐피탈 대표'라 쓰여있다.

보통 사채업자들이 내미는 명함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는 옛날 돈장사들의 최전선인 증권회사에 다니기도 했고 대표적 경제신문에 '돈'을 어떤 회사에 뿌려야 비온 뒤의 대나무순처럼 돈이 솟아 오르는지를 가르치는 칼럼을 쓰기도 했고, 홈쇼핑에 보험을 들고나가 빅시즌의 아이스크림 만큼 팔아치운 놀라운 경력도 있다.

그는 천성적인 돈장사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다만 기존의 '돈장사'를 하던 필드를 바꿨을 뿐이다. 지나치게 바꿔서 상식적인 사람들을 '뜨악'하게 만든다. 

''21세기의 화두는 '오픈' 입니다. 과거의 돈벌이 방법은 '독점' 이고 '비밀' 이었습니다. 정보를 독점하면 권력이 생기고 비밀을 지키면 '우리끼리'가 됩니다. 시장을 독점하면 무한대의 돈이 생기지요. 돈은 권력을 재생산합니다. 그러나 21세기는 오픈된 권력이 세상을 지배합니다.''

하긴 '오픈'된 정보 때문에 대통령도 바뀌는 세상이다. '교회는 면죄부 사기를 중단하라'고 외치며 종교개혁을 이끌었던 마르틴루터처럼, 장현근은 화단의 절대권력을 지닌 이들에게 선전포고를 하고 있다.

''작품의 가치평가 기준은 투명해야 하고 가격은 오픈한 시스템에 속에서 관리해야 하며 누구나 '콜렉터'가 되고 콜렉터는 작품소장과 판매행위로 돈을 벌 수도 있어야 합니다."

그는 어떤 얘기를 하든 기승전 그리고 마지막은 늘 돈 얘기로 끝낸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버는 건 '물고기가 물 속에서 헤엄치는것처럼 자연스런 일'이라고 생각하는 그는 보통사람이 아니다.

에코락갤러리

보통사람들이 절대로 돈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일들을 저질러 사정없이 돈을 벌어 버리는 재능이 있는 사람이다. 확실한 호가가 정해진 대가들의 작품이 아니라 이름도 잘 모르는 신인 작가 작품을 사서 돈을 벌다니.

그냥 '씩씩한 신인작가들을 위해서 돈을 좀 쓰라'고 말하는게 상식인데, 그는 이름도 생소한 작품을 '사두면 돈이된다' 확신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반도체나 부동산을 개발해서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그림을 사면 돈을 벌 수 있다' 고 주장하는 그의 말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의 황당한 주장에 사람들은 당황하지만,  그의 살아온 발자취를 들여다보면 돈냄새가 풀풀 나는데 어쩌랴. 증권사에서 돈버는 법을 배운 그는 농업특장차 제조업체로 옮겨 40km로 달리는 전기차를 타고 땅끝마을부터 임진각까지 '포레스트검프' 처럼 달리기도 해봤고,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에게서 '금융대국의 꿈'을 배우기도 했다. 

보험약관을 주섬주섬 챙겨서 홈쇼핑사로 가더니 백만건의 보험을 팔아 천억대의 수수료를 챙기기도 한 '돈 매니아'다.

그를 유심히 지켜보던 하림그룹은 그의 '터무니없는 생각'에 투자했다. '무명예술가들의 작품을 사서 돈을 번다'는 생각을 사 준 김홍국 하림 회장의 결정은 아마도 돈이 아니라 그의 농업적 근면성에 대한 교감 때문이리라.

''작가를 잘 키워내고 성장속도를 관리하고 작품수준을 투명하게 오픈해서 돈이 보이는 무한경쟁 '아티스트리그' 라는 생태계를 만드는 겁니다. 그 속에서 작가와 작품이 프로로서 평가되고 경쟁력만큼 돈이 되는거지요. 크게 보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춘 '사람 농사' 라고 생각합니다.''

갤러리 에코락은 그렇게 태어났다. 농사꾼의 마음으로 '아티스트 생태계'를 만든다는 그의 사무실엔 미술관련 책자들이 사방에 성벽처럼 쌓여있다.

이 책들을 다 읽었을까? 의심의 눈초리로 그를 쏘아봤다. 빙긋이 웃던 그가 자주색 커버가 있는 스프링 노트더미를 가리키며 또 웃는다. 뭐지? 그 중 한 권을 펼쳐보니 간첩들이 쓰는 난수표럼 암호 수준의 미술정보들이 빼곡히 채워져있다.

''이 책들 뿐 아니라 제가 검색한 미술관련 모든 정보들을 채워 넣을 때 썼던 잉크병들이 여기 있습니다.''

그가 철재 캐비넷을 열고 꺼낸 그물망에는 투망에 걸린 숭어떼들처럼 빈 잉크병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는  굳이 잉크를 써서 기록하는 습관이 있다.

''저기 가득 찼던 잉크가 저 노트 속에 스며들어 간 걸 생각하고 들여다 보면 갈증이 사라지거든요. 제가 모르던 예술세계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탁월한 비법이지요. 저 잉크들을 단번에 마셔버린 듯한 개운함이 있어요.''  

예술을 통채로 마셔버리는 사내, 장현근을 예술가들은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장현근 에코락갤러리 대표

''산타클로스가 나타난거지요.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면 에코락 갤러리가 전시를 하고 고등학생인 콜렉터도 용돈 3만원씩을 매달내면 제 그림 3백만원짜리를 살 수 있어요. 그림을 보증한 '에코캐피탈'은 제게 작품비 전액을 일시불로 지급합니다. 그 후에는 매년 제 작품에 대한 재평가를 통해 주식시장처럼 작품가치를 관리해주니 너무 고맙지요.''

''더구나 '콜렉터와 작가의 만남' 이라는 장을 만들어 교감할 수 있다는 게 넘 행복한 일입니다. 거기다가 작품 구매시에 작품을 제삼자에게 팔 때, 판매금액의 5% 이상을 작가후원금으로 약정해 준다는게 꿈같은 일이지요. 아마 고호가 이 소식을 들으면 즉시 달려올 걸요.''

완성한 작품 49점 중 47점을 판매하고 전시종료와 동시에 작품비를 입금받은 김보미 작가는 산타크로스를 만나 듯 장 대표와 인연을 아직도 신기해 한다.

미술계의 '산타크로스 장현근' 이제 그의 캐릭터가 보이는 듯하다. 그러나 고호처럼 사는 게 예술가의 외길인 줄 알았던 예인들에게 가차없이 돈 얘기부터 꺼내는 '미친놈'으로 아는 사람이 미술계엔 아직 더 많다.

그가 만든 '에코락 갤러리'라는 리그는 지배자인 메이져들 보기엔 보이스카웃 야영장으로 보일 것이다. 텐트를 치고 모닥불가에 모여서 "원 리틀 인디안, 투 리틀 인디안, 쓰리 리틀 인디안" 인디안 노래나 부르는 말이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는 노래가 아니라 계속 인디안이 나타나면 얘기가 좀 달라질 수 있다.

''될 때까지 할 겁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반드시 미술계의 네이버가 될 겁니다. 씨 뿌리고 가꾸고 그러면서 농사처럼 해나갈 거니까요.''

에코락 갤러리는 현재 1433명 작가 작품과 전시, 데이터관리 등을 19명 직원이 통합관리한다. 2년 8개월 동안 농사짓듯 관리해 온 작품 745점은 현재가로 8억5000여원에 달한다.

''유실수처럼 잘 가꿔서 3년후 30억원 이상의 열매를 맺게 할 것''이라고 장담하는 그는 또 사채업자처럼 수치로 말한다. 말릴 수도 없고 마땅히 따질 근거도 없으니 기다려 볼 수 밖에 없겠다.

"에코락 갤러리 룰이 미술시장 기준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는 "작품이 보이고 돈이 보이고, 그 작품을 만든 작가가 보이기 시작하면 돈이 어떻게 흐르는지 알게 되고, 그때 에코락 갤러리의 실체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물 흐르듯이 말한다.

전라북도 깡촌인 진안에서 태어나 마이산 봉우리를 보고 자란 그는 에코락 갤러리를 통해 어릴 때 본 마이산 보다 신기한 디지털르네상스를 꿈꾼다. 양재동에 건설 중인 3만평 규모의 하림시티는 그 꿈의 큰 봉우리가 될 것이다. 

장 대표는 그 꿈에 한발 다가가기 위해 이달 스타필드고양과 함께하는 '아트樂페스티벌' 을 준비하고 있다. 

''꿈이 점점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금융과 미술의 융합을 기치로 미술계에 입문했던 지난 3년간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동서양 위대한 예술가부터 현재 청년작가까지 작품세계를 이어왔듯 예술경영도 예술작업처럼 창의적 도전을 해야합니다. 세상의 모든 작가를 존경하는 이유입니다.''

''이제 다양한 장르에서 206명의 참여작가(작품;2880여점)가 선정됐습니다. 2019년 현재 대한민국의 미술 트렌드를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죠. 이 실험에 선뜻 마음을 내어 주신 작가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는 ''외부 지원없이 성공한 최초의 아트비지니스 모델을 만들어 미술시장 활성화에 기여토록 하겠습니다"고 다짐했다. 이번 9월 28~29일 이틀동안 '스타필드 고양' 에서 이뤄낼 수 있을지 꼭 지켜 볼 일이다.

법대 출신의 돈장사 장현근이 실행하는 미술혁명이 ''교항곡은 귀족들의 식곤증이나 달래주기 위한게 아니다''라며 작심해 만든 하이든의 ''놀람교향곡'' 처럼, 졸다가 깜짝 놀라게만 하는 '소심한 혁명'으로 끝나는거 아닌가?'' 물었다. 갑자기 그의 목소리가 커진다. ''제가 그냥 사업자는 아니구요 이십년 넘게 사진 찍어 온 작가성질 있는 놈 입니다. 끝을 볼 겁니다."

시작하면 끝장보는 성질있는 사진작가 장현근 대표는 '성깔있는 산타클로스'다. '매일 크리스마스, 갤러리 굿 락'을 빌어본다. 

장현근 에코락갤러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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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의혹' 강선우 살린 까닭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고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살리기로 했다.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도덕성 논란이 심각한 상황에서 낙마자 없이 넘어갈 수는 없다는 판단에 따라 상징적인 낙마자로 이 후보자를 선택한 것이다. 야당이 강력히 요구한 두 명 중 한 명을 낙마시킴으로써 야당의 체면을 세워주는 모양새를 취하는 동시에 독주한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피하려 한 것이다.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 후보자 낙마가 측근인 강 후보자에 비해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했다. 강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현역 의원 낙마 1호라는 불명예를 안게 돼 의원직을 수행하기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다. 이 후보자 낙마로 강 후보자를 구제한 것이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 마련된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2025.06.26 gdlee@newspim.com 이 대통령과 여권 핵심은 지난주 이미 한 명 낙마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우상호 정무수석이 "일부 후보자의 경우 청문회 이후에도 논란이 계속돼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낙마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특히 주말 여야 원내대표를 만나 의견을 구한 것은 최소한 한 명의 낙마를 전제로 한 것이었다. 야당 대표까지 만나고 모든 후보자를 밀어붙일 경우 독주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한 낙마자 제로는 이 대통령의 결단을 부각하기 위한 전술이었다. '낙마자는 없다'는 여당의 강경론에도 이 대통령이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야당과 민심을 수용하는 모양을 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자진 사퇴가 아니라 지명 철회라는 강수는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는 모양을 취한 것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7.16 mironj19@newspim.com 관심은 낙마자가 한 명이냐, 아니면 두 명이냐였다. 두 후보자 모두 낙마 1순위였다. 한 명을 살리기 어려울 정도로 막상막하였다. 논문 표절과 자녀 불법 조기 유학 의혹이 불거진 데다 전문성도 결여돼 있다는 지적을 받은 이 후보자의 낙마는 사실상 결정된 상태였다. 여기에 강 후보자까지 포함시킬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파상 공세를 취하는 야당이 문제가 아니었다. 두 후보자에 대해 진보색이 강한 시민 단체마저 낙마를 요구했다. 여론을 중시하는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자칫 지지 세력이 등을 돌릴 수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이 후보자 낙마와 강 후보자 구제는 여당 기류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대통령실 주변에서 "이 후보자는 외부에서 추천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 것은 낙마자가 나올 경우 1순위는 이 후보자가 될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다. 낙마하더라도 부담이 덜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당 분위기는 더 노골적이었다. 강 후보자에 대해서는 입단속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후보자에 대해서는 특별한 지침이 없었다고 한다. 이를 반영하듯 강 후보자에 대해서는 지난주 중반까지 여론이 싸늘했지만 그 이후 당 주변에서는 더 이상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 이 후보자에 대해서는 달랐다. 김상욱 의원에 이어 강득구 의원이 공개적으로 이 후보자를 비판하며 거취를 거론했다. 강 의원은 "연구 윤리 위반, 반민주적 행정 이력, 전문성 부족 등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중대 결격 사유"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 낙마로 분위기를 몰아가는 듯했다.   이 후보자는 논문 표절 문제가 컸지만 이재명 정부가 전면에 내세운 유능함도 보여주지 못한 게 결정적이었다. 여권이 갑질 논란이 심했던 강 후보자를 감싼 논리가 유능함이었다. 청문회 과정에서 유보 통합 등 교육 정책과 관련된 기본적인 사항조차 숙지하지 못해 전문성에 심각한 의구심이 제기됐다. 여당 의원들조차 "어떻게 그런 것도 대답을 하지 못하느냐"는 비판이 나올 정도였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인사청문회를 거쳤지만 임명이 안 된 11명의 장관 후보자 중 지명 철회는 이 후보자 한 명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 강 후보자는 임명 절차를 밟을 것임을 시사했다. 강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명을 강행하려면 절차상 국회에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해야 하는 만큼 이 대통령은 이른 시일 내에 관련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강 후보자를 임명한다고 해도 부담은 남는다. 강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한 상당수 민주당 보좌진들과 정서적으로 등을 지게 될 수밖에 없다. 강 후보자 사퇴를 요구한 시민단체의 입장도 부담이다. 야당은 여론을 돌리기 위한 파상 공세에 나서고 있다. 강 후보자도 갑질 장관이라는 낙인이 찍힌 상태에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향후 여론 추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leejc@newspim.com 2025-07-21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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