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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그룹 총수 신경영] 2년차 이재용 부회장, 존재감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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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하락에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 커져
투자·고용으로 정면돌파...경제 성장에도 역할
정·재계 주요 인사와 적극 회동...전략행보 가속화
대외적 난제 속 이재용 역할론 대두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고 재계 총수를 만난다.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런데 삼성의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5대 그룹 총수들과 함께한 한밤 깜짝회동은 파격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데 모인 것 자체가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모임을 주선한 이재용 부회장의 실력을 입증한 이벤트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저녁 식사를 하며 4차 산업혁명 관련 사업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4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9.07.04 pangbin@newspim.com

이 부회장의 노력과 무관하게 삼성전자는 대내외적으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반도체 가격 급락으로 영업이익은 추락했고 미·중 무역갈등,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등으로 미래의 불확실성도 커졌다. 재판과 수사 부담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올 초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을 때 "어려울 때 진짜 실력이 나온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리고 그 이후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장단 회의를 전격 소집해 위기 의식을 일깨우는가 하면 문 대통령을 비롯한 정·재계 고위 인사들뿐 아니라 글로벌 주요 인사들과의 만남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 "약속 지킨다"...통 큰 투자·고용 계획 현실화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글로벌 비즈니스에 집중하면서 국내 활동엔 적극 나서지 않았다. 집행유예 중인 상황이 조심스러웠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이 부회장을 전면에 등장시킨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다. 인도 국빈 방문 기간 중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기로 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인도 순방 동행 기업인 명단에 없었지만 문 대통령의 결정에 인도로 향했다.

지난 7월 인도에서 성사된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만남은 약 5분간으로 짧았다.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에게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고, 이 부회장은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당시 재계에서 큰 화제가 됐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여러 대기업을 찾았지만 삼성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부회장과의 첫 대면이 집행유예 상태에서 이뤄지면서 상징성이 있었다. 사실상 이 부회장이 경영 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 준 셈이다.

그리고 바로 다음 달, 이 부회장은 김동연 당시 경제부총리와 만나면서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을 찾은 김 부총리는 "경제 발전의 초석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고 화답한 이 부회장은 그날로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극자외선 노광장비(EUV) 공장 건설현장을 찾아 사장단과 회동을 갖고 '기술 초격차'를 당부했다. 반도체연구소를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틀 후 삼성전자는 2022년까지 18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 규모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미래 성장 사업으로는 인공지능(AI), 5G, 바이오, 반도체 중심의 전장부품 등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순환출자고리 해소, 직업병 보상, 삼성전자서비스 직접 고용 등 삼성전자를 둘러싼 부정적 이슈들도 차례로 풀어 나갔다.

혁신성장과 일자리 확대, 상생을 강조하는 정부 정책 기조에 부응하면서 국정농단 사태 연루로 인해 실추된 이미지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4대기업 총수 등 기업인들이 만나는 모습 [사진=청와대]

◆ ‘공격적' 행보에 줄잇는 만남 요청…마다않는 이재용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행보는 올해 들어 더욱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지난해에 이어 대규모 투자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23일 133조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를 글로벌 1위로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메모리반도체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면서 성장성 높은 시스템반도체 육성으로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취지다.

그룹 현안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도체 업황 악화와 미·중 무역갈등 심화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자 사장단을 소집, 위기 의식을 주문했다. 삼성전기 등 전자 계열사뿐 아니라 삼성물산, 엔지니어링까지 챙기면서 총수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나갔다. 임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사업장을 돌아다니고 구내식당에서 함께 식사하는 등 소통 경영에도 주력했다.

또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가 현실화되자 즉각 김기남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 경영진을 소집, 수차례 대책회의를 가졌다. 그리고 규제 시행 3일 만에 일본을 방문, 현지 경제인들을 직접 만나 대책을 논의했다. 수출 규제는 한국 기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사안으로 재계 1위 기업 총수로서 대표성을 갖고 있는 만큼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손정의 회장이 방한했을 때도 단독으로 만나면서 조언에 귀를 기울였다.

[김포공항=뉴스핌] 백인혁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출장을 마치고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19.07.12 dlsgur9757@newspim.com

신사업으로 육성하는 5G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위해 지난 2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실세 왕족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 겸 공군 부총사령관을 아부다비와 서울에서 두 차례 만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5월에는 일본 양대 이동통신사업자인 NTT도코모, KDDI의 경영진을 찾았고 6월에는 방한한 유럽 최대 통신사 도이치텔레콤의 회트게스 CEO 등 경영진과 만찬을 가졌다.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부총리가 방한했을 때 삼성그룹 영빈관 승지원에서 재계 총수들과의 회동 후 별도로 단독 면담도 했다. 5G, AI 등 미래 산업과 대형 건설 프로젝트 분야 협력을 위해서다.

이 부회장의 적극성에 정·재계 인사들도 삼성전자를 찾는 일이 늘었다. 지난 1월 이낙연 국무총리는 삼성전자 5G 사업장을 돌아봤고,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는 반도체 공장을 찾아 시스템반도체 1등과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을 당부했다. 최근 일본 수출 규제 이슈와 관련해서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재계 총수들과의 만남을 요청했다.

◆ 문 대통령과 잦은 만남...위기엔 적극적으로 나서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다. 올 초 신년 간담회부터 7월 10일 일본 수출 규제 대응방안을 위한 긴급 간담회까지 합하면 총 일곱 차례다. 4월 30일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을 제외하면 대부분 문 대통령 초청 행사다. 여기에 지난해 인도 공장 만남과 평양 동행까지 포함하면 아홉 차례나 된다. 문 대통령 임기 2년 동안 재계 총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만남이다.

하지만 국정농단 관련, 지난달 29일 대법원이 파기환송을 결정한 데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로 소환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점은 이 부회장에게 상당한 부담이다.

특히 검찰 수사가 이 부회장 승계 문제와 연결점을 찾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어 최악의 경우 삼성전자는 또다시 총수 공백 사태를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보도에 대해서는 예민하게 대응하기 시작했다. 두 차례에 걸처 검찰 수사와 관련된 추측성 보도를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자료도 냈다.

대법원 재판 직후에는 이례적 입장자료까지 내면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2016년 하반기 국정농단 의혹 사건 발생과 이 부회장의 재판 과정에서 공식 입장을 한번도 내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삼성 내부적으로 느끼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이를 돌파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맞닥뜨린 불확실성 돌파를 위해 제 역할을 하는 모습이다. 지난 11일에는 삼성전자 세트부문의 통합 연구 조직인 삼성리서치를 찾아 임원진들과 차세대 기술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불확실성이 클수록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흔들림 없이 해야 한다. 오늘의 삼성은 과거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미래였다"라며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끊임없이 도전해 꼭 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경영행보

 

sj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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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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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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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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