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동의 석유 강국 사우디 아라비아가 원유 수입에 나섰다.
드론 공격에 석유 생산시설이 가동을 멈추면서 산유량이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 수출 물량을 충족시키기 어렵게 된 데 따른 대응이다.
14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아람코 소유의 석유시설이 피격당했다. 이날 사우디 당국은 국영기업 아람코의 석유시설 두 곳이 무인기에 의한 공격을 받았며, 당분간 해당 시설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사우디가 조속한 설비 가동 정상화를 자신한 데 따라 국제 유가가 안정적인 추이를 보이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1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 사우디가 중동 산유국들을 중심으로 원유 및 석유 제품 수입을 타진하고 있다고 트레이더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 14일 드론 공격으로 사우디 석유 시설의 심장부가 치명타를 입으면서 글로벌 원유시장에 비상이 걸린 상황.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가 시장 혼란을 방지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산유량이 하루 570만배럴 가량 줄어든 데 따른 사태 수습이 간단치 않다는 주장이다.
WSJ은 이라크에 200만배럴의 원유 공급을 요청했고, 그 밖에 중동 산유국들과도 원유 수입을 위해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유 시장 트레이더들은 드론 공격 직후 아람코가 디젤과 휘발유 등 국내 석유 제품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수입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의 정제업체 사라스SpA의 다리오 스카파디 최고경영자는 WSJ과 인터뷰에서 “16일부터 사우디 측이 석유 제품 구매에 팔을 걷었다”며 “국내 수요와 수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한 트레이더는 익명을 요구한 인터뷰에서 “아람코가 수출 차질을 피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 “하지만 9월 수출 실적은 예측이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미 차질은 발생하기 시작했다. 최근 아람코는 인도에 프리미엄급 경유를 공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인도 측이 주문한 경유 대신 등급이 낮은 중유를 공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
사우디 동부 라스 타누라 해안의 5개 경유 저장 시설은 중유로 교체됐고, 이 때문에 지난 18일 노르웨이의 수입 업체는 경유 구매에 나섰다가 빈 손으로 돌아갔다.
미국의 경우 최근 수 년간 사우디 원유 의존도를 낮췄지만 시설 복구가 조속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략비축유를 방출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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