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영화 ‘수상한 이웃’은 평범한 동네에 의문의 납치 사건이 일어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용의 선상에 오른 이는 동네 놀이터를 거쳐 가는 수많은 이웃. 노숙자부터 비밀 많은 경비원, 왕따 소년, 꽃미남 청년, 방황하는 중년 가장, 눈만 마주치면 싸우는 커플, 애어른 초등학생, 시어머니가 못마땅한 며느리 등이다. 메가폰을 잡은 이상훈 감독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모두 한자리에 모았다.
영화 '수상한 이웃' 스틸 [사진=㈜스톰픽쳐스코리아] |
문제는 그야말로 너무 많은 사람을 모았다는 데 있다. 앞서 언급한 여러 인물의 에피소드들(이 감독은 일곱 가지 사연이라고 했지만, 그 이상이다)이 101분 동안 막무가내로 펼쳐진다. 게다가 이들에게는 미션이 있다. 다문화 가정, 학교 폭력, 명예퇴직, 세대 간 갈등, 이웃 간 갈등 등 온갖 사회 문제들을 하나씩 보여줘야 한다. 급기야 극 후반부에 가서는 이 모든 사연을 이리저리 엉겨 묶기까지 한다. 정신없고 억지스럽다.
메시지 전달 방식도 비겁(?)하다. 모든 것을 초등학생 은서(손다솜)의 입을 빌려 말한다. 물론 아이에게는 ‘어른스럽다’는 설정을 더했다. 하나의 에피소드가 마무리될 때면 은서가 나타나 그럴듯한 대사를 내뱉는다. 아역 배우의 입을 빌리니 당연히 거부감도 적고 덜 작위적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그럴 뿐, 이를 장점이라 할 수는 없다.
출연 배우가 많다 보니 배우들의 연기도 제각각이다. 오지호(태성 역), 오광록(덕만 역), 안지환(영식 역) 등 일부 배우는 언제나처럼 훌륭한 열연을 펼치지만, 반대의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를 꼽자면 ‘따뜻한’ 맺음에 있다. 가는 길이 매끄럽지는 않지만, 결말만큼은 희망적이다. 모두가 서로의 잘못을 용서하고 다름을 인정한다. 이 감독은 “‘수상한 이웃’을 통해 서로를 바라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오는 9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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