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한진칼 적극적 주주권 행사 이후 지분 절반 줄어
김명연 의원 "장기 수익률 제고 목적과 명백히 대치"
[서울=뉴스핌] 이현성 김승현 기자 = 국내 최초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 한진칼에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한 국민연금이 보유지분의 절반 이상을 3개월 만에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들이 투자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주와 기업의 이익 추구·성장·투명한 경영 등을 이끌어 내는 데 목적이 있다. 국내에서는 2016년부터 시행되었고, 2018년 국민연금이 처음 도입했다.
김명연 자유한국당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이 10일 국민연금공단에서 보고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3월 29일 처음으로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해 한진칼에 정관변경을 요구했으나 3개월 만에 기존 지분의 절반이 넘는 3.89%를 매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연금이 한진칼에 대한 주주권 행사를 시사할 당시 지분은 7.34%였으나 정관변경 안건이 상정된 직후, 보유지분이 6.19%로 감소했고 6월말에는 3.45%로 드러났다.
[자료=이현성 기자] |
지난 1월 1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한진칼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시사하면서 “국민연금은 장기투자자로서 단기보다 장기 수익률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연금은 "한진칼의 지분은 전량 위탁투자사의 지분으로 지분 변화에 직접 개입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애초에 장기 보유가 불가능한 위탁투자사 보유종목에 대해 ‘장기수익률 제고’를 위해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한 것 자체가 모순”이라며 “스튜어드십 코드가 특정 기업 길들이기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장기수익률 제고를 위해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했다면 지분을 지속적으로 보유하는 것이 당연한데 국민연금의 이런 행태는 먹튀에 해당한다”고 꼬집었다.
김명연 의원실 관계자는 “6월 이후 보유지분이 증가했다고 하더라도 단기 매매차익을 얻은 것은 사실"이라며 "이는 애초 국민연금이 발표한 '장기 매매차익 제고'라는 기존 목적과 대치된다"고 덧붙였다.
[사진=키움증권 HTS] |
한편 지난 1월 17일 국민연금이 한진칼에 대한 주주권 행사를 발표한 직후 한진칼의 주가는 종가기준 2만5500원에 거래됐으며 4월 이후 큰 폭으로 반등해 4월 15일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한진칼의 주가는 6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며 6월 28일 기준 3만원으로 거래됐다.
hslee@new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