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억 손실 3분기 실적에 반영, 영업이익 하락 예상
증권가 “일회성 비용에 불과" 장기적으로 긍정적 영향
[서울=뉴스핌] 전선형 기자 =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3분기(7~9월) 실적발표를 앞두고 암초를 만났다. 미국에서 발생한 '세타2 GDi' 엔진 품질관련 집단 소송합의로 9000억원대 비용이 발생한 것이다. 비록 일회성이지만 3분기에 반영할 경우 영업이익은 2분기(1조2380억원)보다 64% 급감한 4400억원대로 추산된다. 하지만 주가는 전일(13일) 하락 이후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다. 이번합의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중장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증권가 분석 때문이다.
15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오전 10시 35분 현재 현대차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41%(500원) 오른 12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기아차도 0.25%(100원) 상승한 4만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 양재동 본사.[사진=뉴스핌DB] |
전날 현대차는 4000원, 1150원까지 하락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곧바로 안정을 찾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이같은 주가 움직임은 지난 주말 발표된 세타2 GDi 엔진 결함 집단 소송 합의 소식에 따른 여파다.
지난 11일 현대차와 기아차 측은 "미국에서 제기된 세타2 GDi 엔진에 대한 고객의 집단 소송에 대해 합의하고, 미 법원에 합의 예비 승인을 신청했다"며 "합의가 승인되면 국내외 세타2 GDi 엔진을 탑재한 차량 469만대의 엔진 수리비용과 손실을 보상하는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세타2 GDi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2008년 자체 개발한 세단 및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주력 가솔린 엔진이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제조한 엔진 결함이 발견됐고, 이후 지난 2016년 미국에서 집단소송 이슈가 발생했다.
이번 합의로 발생한 비용으로 현대차와 기아차는 3분기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예정이다. 합의에 따른 엔진 품질 비용으로 현대차와 기아차에 각각 6000억원과 30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하고, 이 비용은 3분기 충당금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국내 11개사 증권사가 수정한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평균 4440억원으로 2분기의 1조2380억원보다 64% 급감할 것으로 예측됐다.
증권사들은 오히려 이번 합의가 ‘불확실성의 해소’ 측면 차원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에 호재라고 보고 있다. 단순 일회성 비용이라는 분석이다.
남정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우호적인 환율환경 및 제품 믹스개선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3분기와 동일하게 일회성 비용이 이번 분기에도 발생 실적을 훼손시킬 예정”이라며 “추가적으로 엔진 교체율 증가, NHTSA·검찰 조사 결과에 따른 벌금이 반영될 가능성은 있으나, 쎄타2엔진 관련 불확실성 하나가 해 소되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기대가 낮았던 일회성 비용 반영과 추가 벌금 미정으로 주가는 일시적인 하락할 수 있으나, 3년째 장기화된 이슈인 현대차그룹 품질 관련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접근이 가능하다”며 “올해 국내 자동차 3대 리스크(통상임금·노조, 엔진 품질이슈, 미국 무역확장법 관세 이슈) 중 두가 지가 완화되며 신차 사이클 재개되는 2020년 이익 회복의 가시성을 높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박상원 흥국증권 연구원 또한 “세타 2 엔진은 이미 개선된 제품 또는 신형 세타 3 엔진으로 대체되어가고 있다”며 “물론 향후에도 리콜 관련 비용이 부 정기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최소한 내년 하반기까지 양사의 신차 출시에 따른 연간 수익성 개선 흐름은 방해받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