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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먼저다] '지란지교'를 꿈꾸며

기사입력 : 2019년10월16일 15:20

최종수정 : 2019년11월04일 10:01

박정빈 항공닷컴여행사 대표(미시즈유니버스코리아 2018, ICN 월드컵내추럴챔피언쉽 세계대회 3관왕)

[편집자] 보건복지부 2019년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의 연간 자살자 수는 1만2463명이다. 하루에 34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리투아니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자살률이다. 2013년 이후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의 수는 줄고 있지만 이를 시도한 사람은 여전히 증가 추세다. 다양한 이유로 자살을 시도한 사람들은 그 뒤에도 같은 행위를 반복하거나 실제 자살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에 뉴스핌에서는 지속적인 전문가 기고를 통해 생명존중 문화를 확산하고, 자살 예방을 위한 사회시스템 구축에 힘쓸 예정이다.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형제나 제 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 질 수 있으랴.
영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
그가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은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친구와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중략)

설리의 아름다움에 영감을 받아 아이유가 20살에 작사·작곡한 노래 '복숭아'가 역주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 나이에 걸맞는 해맑은 가사와 멜로디, 설리의 유난히 뽀얗고 예뻤던 미소. 반면 너무나 상반된 비보가 혼재하면서 기억 저편에서 소환한 싯구절이다.

박정빈 항공닷컴여행사 대표

1980년대 감수성 예민한 여중고생들은 유안진님의 산문시 '지란지교를 꿈꾸며'를 품고 봤다. 그 시절, 정치환경은 엄혹하긴 했지만 기억을 되돌려보면 동네마다 사람냄새가 났다. 우리 가족안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골목 공동체를 형성하면서 이웃사촌과 정을 나눴다. 음식을 나눠먹고 골목에선 아이들이 뛰어놀았다. 어른들은 소주 한 잔을 함께 기울이며 서로 아픔을 얘기하고 위로하며 힘을 얻었다. '골목에서 아이들을 키운다'는 말이 맞는 때였다. 그 때를 섬세하게 그려내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는 현재 외로움과 당시 그리움을 적절하게 자극한 결과인 듯 하다.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하면서 도시는 골목문화 중심의 개인 주택에서 아파트촌으로 변했다. '우리 모두'는 점점 '우리 가족만'이라는 인식으로 변했고, '나 중심' 생활로 집중되고 있다. 이런 구조 속에서 누구나 알게 모르게 외로움을 느끼지만 적당히 감추고 살아가고 있다. 누군가에게 손을 내민다는 게 쉽지 않다. 네트워크란 개념이 진정한 친구 자리를 대신 채워가고 있다.

개인 경험을 얘기하자면 수 년전 메니에르병을 얻어 힘든 시절이 있었다. 메니에르병은 귀울림, 난청과 함께 갑자기 평형감각을 잃고 현기증이나 발작을 하기도 하는 병이다. 청각 상실 직전까지 앓았고 복용약 부작용으로 몸무게는 20Kg 넘게 늘었다. 자존감은 낮아졌고 한 없이 우울했다. 인생 암흑기였던 셈이다.

살기 위해 운동을 생활화했고 조금씩 건강을 되찾으면서 긍정적인 성격을 되찾을 수 있었다. '오늘이 가장 행복하다. 오늘이 가장 젊다'라는 자기 암시를 계속하면서 스스로를 다독거려 보기도 했다.

그 시절을 겪고 나서 할 수 있는 얘기는 '상황은 나아지게 마련이다'라고 생각하고 버티고 견뎠다는 것이다. 전투 중이라 대면하고 있는 적만 보고, 옆에서 함께 싸우고 있는 동료를 보지 못하기도 한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종종 잊기도 했다. 

이러한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됐다. 몸에 맞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건강을 회복하고, 균형 잡힌 몸매를 유지하는데 성공했고 올해는 머슬 대회인 'ICN 월드컵내추럴챔피언쉽 세계대회'에 출전해 3관왕까지 했다. 비록 그랑프리는 아니었지만 47세 주부의 도전을 주변에서 응원해줬다. 완치가 없다는 메니에르병도 어느 정도 정신력으로 이기며 미인대회, 머슬 대회 등을 도전하며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자존감을 회복하면서 다시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찾게 됐고, 먼저 손을 내미는 용기까지 얻게 됐다. 그리고 이런 변화를 통해 아이들이 뛰어놀던 그 시절의 골목으로까지는 아니어도 내 마음 속 담장 밖으로 한걸음 한걸음 더 내디딜 수 있게 됐다.

이제는 여세를 몰아 지란지교를 꿈꾸는 시처럼 '우리는 누구도 미워하지 않으며, 특별히 한 두 사람을 사랑한다 하여 많은 사람을 싫어하진 않으리라. 우리가 멋진 글을 못 쓰더라도 쓰는 일을 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듯이, 남의 약점도 안쓰럽게 여기리라.' 이런 친구가 되어보고자 한다.

'세월이 흐르거든 묻힌 자리에서 더 고운 품종의 지란이 돋아 나며, 맑고 높은 향기로 다시 만나지리라.' 이런 시간을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박정빈 항공닷컴여행사 대표(미시즈유니버스코리아 2018, ICN 월드컵내추럴챔피언쉽 세계대회 3관왕)

[뉴스핌 베스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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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협상, 명백한 중국의 승리"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미중 관세협상에 대해 중국내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승리'를 거뒀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중국의 매체들은 13일 일제히 미중관세협상 결과를 보도하고 나섰다. 관영매체들은 '승리했다'는 표현을 자제하고 있지만, 협상이 성공적이었다는 논조를 유지했다. 중국의 SNS상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중국이 승리했다는 반응 일색이다.  12일 미중 양국의 협상단은 스위스 제네바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145%에서 30%로, 중국은 미국에 대한 관세율을 1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추가적인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5년전인 2020년 1월 타결됐던 미중 관세협상 결과와는 차이가 크다. 당시 중국은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 구매할 것을 약속했고, 강도 높은 지재권 보호 , 금융 서비스 시장 개방, 환율 투명성 강화 등을 보장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관세를 일부 인하했다. 하지만 이번 미중 관세협상에서는 양국이 모두 동등하게 115%의 관세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중국의 미국산 물품 구매나 시장개방에 대한 약속은 없었다. 양보 일변도였던 5년전과 달리 이번 미중 관세협상은 공평하고 평등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 매체 블룸버그는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은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결과를 얻었고, 미국은 끝내 양보했다"며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강대강 전술이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양국의 제네바 경제·무역 회담 공동성명 발표는 중국이 무역 전쟁에서 거둔 중대한 승리이자 중국이 투쟁을 견지한 결과"라며 "미국의 무역 괴롭힘에 맞서 항쟁할 용기가 조금도 없는 국가들과 비교하면 이번 승리의 무게가 더 무겁다"고 논평했다. 광다(光大)증권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국제 무역 투쟁에서 패권을 두려워하지 않고 굳건하게 맞선 결과 단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가장 먼저 미국에 대등한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국내적 국제적으로 대응조치를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자오상(招商)증권은 "중국은 미국과 공평하고 평등한 협상을 진행했으며,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호평했다. 이어 "중국은 우호적인 국가들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중국 경제의 대미 의존도를 낮췄고, 기술 진보와 군사력 확충 등이 이뤄졌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여론이 지나치게 고무되는 것을 경계하는 논설기사도 나왔다. 신화사는 '중미 경제무역 회담이 세계 경제 압박을 낮추고 신뢰를 증진시켰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양국의 대화 재개는 기쁜 일이지만, 양국간의 의견 차이 해소는 복잡하고 어려우며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오성홍기와 미국 성조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ys1744@newspim.com 2025-05-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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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대법원장 청문회 출석 곤란"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대법원은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오는 14일 예정된 '사법부의 대선개입 의혹 진상규명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국회에 전달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12일 기자단 공지를 통해 "재판에 관한 청문회에 법관이 출석하는 것은 여러모로 곤란하다는 입장"이라며 "출석 요청을 받은 16명의 법관 모두 '청문회 출석요구에 대한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조희대 대법원장. [사진=뉴스핌DB]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 후보 사건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심리·선고해 사실상 대선에 개입했다며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7일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과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 등을 의결했다. 청문회 증인으로는 조 대법원장과 판결에 관여한 대법관 11명이 전원 채택됐으며 대법원 수석·선임재판연구관, 대법원장 비서실장, 법원행정처 사법정보화실장 등 판사들도 포함됐다.  shl22@newspim.com 2025-05-12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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