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회장, 통합론 논란에 '사과'…은성수 금융위원장 불가 재확인
윤종원 수은 행장 유력 속 '통합론' 불씨 살릴 수도 관측도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지난 한 달간 정책금융기관들을 술렁이게 만들었던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산은-수출입은행 통합 주장이 완전히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분위기다. 해당 이슈가 불거진 것과 관련해 이 회장 본인이 '사과'를 표했고 금융당국 수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역시 '(통합 불가 입장에) 변한 것이 없다'고 말해 사실상 정부 내부에서 교통정리가 끝난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예금보험공사,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서민금융진흥원 국정감사에서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2019.10.14 leehs@newspim.com |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 출석해 산은과 수은의 합병 주장을 질타하는 여야 의원들의 지적에 "잡음과 부작용이 생긴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한다"고 대답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10일 자신의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서 "정책금융이 많은 기관에 분산된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산은과 수은의 합병을 정부에 공식 건의할 생각"이라고 작심 발언했다.
정책금융의 효과적 역할 수행을 위해 정책금융기관 역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논리에 기초한 발언이었다. 산은과 수은의 상급부처인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는 즉각 이 회장 본인의 '사견'일 뿐 논의된 바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이 회장이 문재인 정부 핵심 관계자들과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청와대 등과 이미 논의를 마치고 발언했다는 설도 파다했다.
하지만 이 회장이 지난 14일 국감에서 "더 이상 (통합론을) 주도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밝히며 산은과 수은을 둘러싼 논란은 사실상 소멸되는 분위기다.
은성수 금융위원장 역시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통합론에 대해) 그만 이야기하자. 변한 것은 없다"며 통합 불가 의사를 거듭 확인했다.
이날 은 위원장은 해당 이슈와 관련해 "이 회장과 직접 통화했다"고도 했다. 상급기관인 금융당국의 수장이 해당 이슈를 제기한 정책금융기관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통합론 주장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확실히 전달했을 것으로 관측되는 대목이다.
정책금융기관의 한 관계자는 "통합론 이슈가 이제 완전히 수면 아래로 사라지는 분위기"라며 "애초에 산은과 수은이 각기 맡은 역할이 있는데 이를 무리하게 통합하고자 한 이 회장이 무리수를 던진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산은과 수은의 통합론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특히 은성수 금융위원장 취임으로 공석이 된 수출입은행장에 유력 거론되는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산은과 수은의 합병을 위해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 정치권과 금융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윤 전 수석이 수은 행장으로 가서 산은과 수은의 합병에 대한 로드맵을 만들고 이에 반발하는 수은 내부를 정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이 회장이 역시 국감에서 '정부 차원'에서 논의가 힘들다면 '민간 차원'에서라도 이를 적극 논의해야 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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