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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도용 우려' 특허 등록 꺼리는 중소기업들… "법적 보호 강화해야"

기사입력 : 2019년10월23일 13:50

최종수정 : 2019년10월23일 13:50

특허 출원‧등록 시 관련 정보 모두 공개… 도용 우려
침해 소송 진행해도 기간‧비용 중소기업 감당 어려워
소송보전금도 타국 대비 적어…"법적 기준 강화해야"

[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 = 중소기업인 화장품 개발 업체 A사는 기존에 고가로 만들어오던 미백제를 저렴한 가격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러나 A사는 이 기술을 특허로 등록하지 않았다.

A사 대표는 "특허로 등록하면 정보가 공개되므로 '우리 기술 가져다 쓰세요' 하고 오픈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한국 업체뿐만 아니라 중국 회사가 도용해서 쓸 가능성이 크므로 특허등록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 C홀에서 열린 제20회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이 열리고 있다. 2019.08.26 dlsgur9757@newspim.com

이처럼 많은 중소기업들이 '정보 노출과 기술 도용' 우려에 특허 출원이나 등록을 꺼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 출원은 특허청에 특허를 접수하는 것으로, 특허청의 심사를 받는 것을 말한다. 특허 등록은 출원했던 특허가 심사를 통과해 정식 등록되는 것으로, 특허의 소유권을 얻는다. 그러나 특허가 등록되지 못해도 심사받은 특허는 모두 공개하게 되어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개발 업체 스타네크의 정재창 대표이사는 "특허는 모두 공개되므로 다른 경쟁 업체가 검색하면 1~2분이면 다 찾을 수 있다"며, "때문에 중요한 기술은 특허로 공개 안 하고, 공개돼도 큰 문제 없는 특허를 은행이나 주주 등에 대외 과시용으로 등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초로 노령자와 장애인을 위한 양칫물 흡입 기능을 갖춘 전동흡입칫솔을 개발한 블루레오도 관련 제품의 기술을 특허 출원이나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승민 블루레오 대표는 "다른 기업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허등록은 공개를 전제로 하므로 우리 제품의 상세한 정보가 공개되기 때문에 [특허 등록을]하지 않았다"며 "음식 레시피를 공개하면 다 똑같은 것을 만들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특허를 베끼는 등 자사의 특허를 다른 업체가 베꼈을 경우 곧바로 특허침해로 소송을 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 대부분은 특허 관련 소송도 꺼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소기업 대표는 "삼성과 SK하이닉스의 특허 소송처럼, 소송 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든다"며 "대기업은 이를 감당할 재력이 있기 때문에 소송을 하지만, 중소기업은 이를 감당할 수 없어 소송을 안 하는 쪽으로 간다"고 말했다.

정재창 대표이사는 "특허는 정부에서 인정받은 권리이긴 하지만, 자본이 있는 기업과 중소기업이 특허로 싸우게 될 경우, 소송비용과 자료 제출 등에서 중소기업이 매우 불리하다"며 "이겨도 소송 보전금이 다른 국가 대비 턱없이 부족해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면 소송을 안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 피해소상공인 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롯데면세점 특허권 연장 반대 기자회견'에서 정부로부터 황금알을 낳는 면세점 사업권을 받은 롯데면세점이 소상공인들을 죽인다는 의미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특허권을 보호하고, 특허 등록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려면 특허 기준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루레오의 이승민 대표는 "변리사들은 삼성이 국내 특허 출원에 관심이 없고 오히려 외국 특허 위주로 관리한다고 말하는데, 이는 한국의 특허 등록은 비용 대비 실익이 크지 않고 침해 관련 처벌 수위가 낮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의 삼성과 애플 소송에서 애플이 이겼다는 것보다는 삼성이 1조 가까이 배상하라고 판결한 것이 상징하는 바가 크다"며, "우리나라 특허 침해 처벌 수위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낮은 만큼, 법적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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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긴급 방문한 이란 외무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장관이 4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고 있는 레바논을 예고 없이 방문해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설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아락치 장관은 이날 오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라피크 하리리 국제공항으로 입국해 나지브 미카티 총리 등 레바논 정부 지도부를 만났다. 지도부와의 회동을 마친 장관은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스라엘이 우리에게 어떤 조치나 행동을 취한다면, 우리의 보복은 이전보다 더 강력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재보복 움직임에 경고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사진=로이터 뉴스핌] koinwon@newspim.com 그는 이어 "이란은 공습을 계속할 의도가 없다"면서도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이란을 겨냥한 일말의 행동에 나선다면 분명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국의 이스라엘 공습에 대해서는 "우리가 공격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면서 "이란 영토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이란 대사관 등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해 군사·안보 시설을 합법적으로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을 위한 어떤 움직임도 이란은 지지하지만, 가자지구의 휴전과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긴급 방문은 중동 '저항의 축'의 주축인 이란이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탄도 미사일 약 180발을 쏘며 대규모 공습을 가한 후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설 것이라 천명한 가운데 이뤄졌다. 이란 고위 관리가 레바논을 찾은 것은 지난달 27일 이스라엘군의 베이루트 공습으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사망한 이후 처음이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3일 '북쪽의 화살' 작전 개시를 선언하고 레바논 남부 등에 대규모 공습을 진행해 왔다. 이어 27일에는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를 표적 공습, 살해한 데 이어 30일에는 레바논 남부에 병력을 투입하며 2006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지상전에 돌입했다. 이에 이란은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고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야,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와 이란 혁명수비대 작전 부사령관 아바스 닐포루샨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koinwon@newspim.com 2024-10-05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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