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GAM 일반

속보

더보기

[뉴스핌 시론] 희망 고문으로는 'D의 공포' 못 넘는다

기사입력 : 2019년10월28일 08:51

최종수정 : 2019년11월04일 09:03

"2%대 잠재성장률은 '뉴노멀', 받아들이라"는 무책임한 경제수장

[서울=뉴스핌] 이석중 에디터 = 한국경제에 'D(디플레이션)의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3분기 경제성장률이 0.4%에 그쳐 연간 성장률이 2% 달성이 어렵게 됐고,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석달 째 하락하며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4일과 25일 이틀새 보여준 한국경제의 현실이다. 바야흐로 경기 침체로 물가가 하락하는 본격적인 디플레이션 국면이다.

내년 전망도 암울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4일 국감에서 지난 7월 제시한 내년 성장률 전망치(2.5%)가 "조금 달라질 수 있을 거 같다"며 하향 조정을 시사했다.

그런데도 정부와 여당은 "4분기중 남아있는 재정을 다 풀어 2% 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희망고문을 강요한다. 심지어 경제수장인 홍남기 부총리는 "2%대의 잠재성장률은 저성장의 뉴노멀"이고, "앞으로 더 낮아질 지도 모른다"며 체념한 듯한 말도 했다.

참으로 무책임한 정부다.

◆ 1%대의 성장률과 사상 최초 마이너스 물가가 겹친 한국경제

한국은행은 24일 3분기 성장률이 0.4%라는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발표했다. 속보치여서 조정될 수는 있지만 무시해도 될 정도의 오차다.

올들어 1분기 -0.4%였던 성장률이 2분기 1.0%로 반등했지만 3분기에 다시 반토막이 났다. 정부가 재정의 조기 투입으로 2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렸지만 한계에 도달한 셈이다.

실제로 3분기 0.4% 성장률은 민간과 정부가 각각 0.2%p씩 기여했다. 반면 2분기 1.0% 성장이 가능했던 것은 정부가 재정의 조기 투입 등으로 1.2%p 기여한 덕이다.

반면 민간의 기여도는 2분기 -0.2%에서 3분기 0.2%로 반등했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성장률이 이처럼 하락한 것은 내수가 부진한 탓이다. 3분기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0.9%p다. 건설투자를 비롯한 민간의 투자 부진이 성장률 하락의 주 요인이다.

문제는 3분기 성장률이 0.4%에 그침에 따라 올해 연간 성장률 2%도 사실상 어렵게 됐다.

4분기 성장률이 1%가 돼야 연간 성장률이 2%가 되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의 말처럼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실질 성장률이 2%를 밑돈 것은 국가적 위기 상황이나 경제위기 때다. 1979년의 12.12 군사쿠데타 이후 정국 불안에 2차 석유파동이 겹쳤던 1980년(-1.7%), 외환위기 때인 1998년(-5.5%),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0.8%) 등이다.

이주열 총재는 "미·중 분쟁이 올해 우리 성장률을 0.4%p 낮춘 것으로 분석됐다"며 성장률 하락의 외부요인을 들었지만 구조적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

물가도 문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한은이 25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래 물가상승률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도 세달째 하락하며 처음으로 1%대로 내려앉았다.

이달의 기대인플레이션은 한은이 통계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02년 2월 이후 최저인 1.7%로 떨어졌다. 기대인플레이션은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가 얼마나 상승할 것이냐'에 대한 물가의 선행지수다.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4%로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자 소비자들의 물가상승 기대심리가 차갑게 식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일시적 요인이 해소되면 연말쯤이면 예전 물가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지만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한 소비심리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 경제가 위기인 셈이다.

◆ 냉철한 현실 인식과 솔직한 자기 반성이 필요하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도, 정부가 재정을 아무리 풀어도 내수가 살아나지 않는 것은 경제주체인 기업과 국민들이 우리 경제의 미래를 믿지 못해 돈주머니를 풀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의 경기침체는 정부가 정책의 신뢰를 주지 못하면서 생긴 결과로, 정책실패이며 궁극적으로는 정권의 실패다.

그런데도 청와대와 경제 관료들은 "경제위기를 얘기하는 건 무책임하다"며 야당과 언론 탓을 하고, 연간 성장률 2% 달성도 가능하다고 항변한다.

문제는 성장률 2%라는 숫자 때문이 아니다. 성장률 1.8~1.9%와 2%는 0.1~0.2%p라는 수치 차이에 불과하다.

2%라는 숫자의 상징성으로 심리적 마지노 선인 것은 분명하지만, 2% 성장률을 달성했다고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이 영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올해 성장률 0.1~0.2%p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경제 체질을 어떻게 바꾸느냐를 고심해야 하는 시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건설투자를 활성화하고, 내년 예산을 513조원이라는 초(超)수퍼예산을 편성해 돈을 푼다지만, 경제심리 회복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올해 예산을 작년보다 10% 가까이 늘려 돈을 풀었지만 성장률을 떠받치는 데는 한계가 있고, 사실상 실패로 드러났다.

다시 기본과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정책효과가 없다고 증명된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주52시간 근로제로 야기된 문제점을 대폭 보완해야 한다.

획기적인 규제 혁파와 노동시장의 유연화도 급선무다. 이익집단들의 민원에 발목이 잡혀 세계적으로 열풍이 부는 공유경제와 같은 새로운 사업기회를 포기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국민들에게 정부 정책에 대한 믿음을 줘야 한다. 1998년 외환위기를 맞았을 때 온 국민들이 금모으기 운동에 적극 참여하는 등 자기 희생을 감내한 덕에 빨리 일어설 수 있었다.

지금은 어떤가. 니편 내편 가르는 정책 기조로는, 자기 희생을 감내할 국민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최근 문 대통령이 기업인들의 기를 살리기 위해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을 방문하고 있지만, 기업인들은 정권에 대한 의구심을 지우지 못한다.

지금이야 경제위기 상황이니까, 기업들의 눈치를 보는 척 하지만 상황이 나아지면 민노총 등 노동계와 각종 이익집단의 압박을 받아 기업을 다시 옥죌 수 있다는 불신이 팽배하다.

답은 정해져 있고, 어떻게 해야 하는 지도 안다. 정책 실패를 인정 않으려 잘못된 길인 줄 알면서도 계속 간다면 파국을 맞을 수 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가 이제 반환점을 맞는 시점이어서 아직 늦은 것은 아니다.

julyn1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부조직 개편 방식 '안갯속'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재명 정부의 조직 개편 발표가 오는 8월 13일로 정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이달 말 대국민보고를 할 계획이었지만 미뤄지면서 정부조직 개편의 구체적인 방식은 안갯속이다. 26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국정위는 정부 조직 개편안 등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며 막바지 정리 작업 중에 있다. 개편이 유력한 기획재정부와 검찰 조직 등에 대한 추가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이한주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장.2025.07.22 gdlee@newspim.com 국정위는 당초 이달 중 대국민보고 등 주요 일정을 마칠 계획이었다. 국정위의 법적 활동 기한은 60일로 오는 8월 14일까지 활동할 수 있다. 1회 한해 최장 20일까지 연장할 수 있지만 국정위는 조기에 활동을 마무리 하겠다고 했다. 국정위의 속도전에 제동이 걸린 데는 정부의 첫 조직 개편인 만큼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와 산업자원통상부의 기후와 에너지 파트를 분리해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는 과정에서 각 부처의 반발도 나오는 점 등이 대표적이다. 또 이 대통령이 이달 말에서 내달 초 방미 일정이 잡힐 수 있다는 점도 정부조직 개편이 늦어진 배경인 것으로 전해졌다. 1차 정부조직 개편안에는 기재부의 예산 분리 기능과 검찰청 폐지가 담길 것이 유력하다. 조승래 국정위 대변인은 앞서 "기재부 예산 기능을 분리하는 것과 (검찰청의) 수사와 기소 분리는 공약 방향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기재부 조직 개편은 ▲예산 편성 기능을 분리해 과거의 기획예산처를 되살리고 나머지 기능은 재정경제부로 개편하는 안 ▲예산처가 아니라 재무부를 신설하는 안 ▲기재부 내에서 기능을 조정하는 안 등이 거론돼 왔다. 이 방안들을 놓고 국정위는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기획재정부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나누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정위는 초안 등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청 폐지 골자의 검찰 조직 개편안도 이번 조직 개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여당에서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내용의 '검찰개혁 4법'을 발의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에는 검찰 권력의 핵심인 기소권은 법무부 산하에 공소청을 신설해 여기로 이관하는 내용이 담겼다. 수사권은 행정안전부 산하에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해 이곳으로 넘기기로 했다. 다만 수사권을 행안부 산하에 둘지 법무부 산하에 둘지를 두고는 여권 내에서도 이견이 있어 더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개편 방안을 놓고도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금융위 해체 차원의 '금융위 정책과 감독 기능 분리' 조직 개편안이 유력했다. 그러나 최근 여당에서 기획재정부 내 국제금융 업무를 금융위로 이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며 '금융위 존치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금융위 해체론에 제동이 걸렸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이 역시도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ycy1486@newspim.com 2025-07-26 07:00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