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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이념대립 떠나 모두에 와닿는 메시지 '귀환'

기사입력 : 2019년11월05일 08:01

최종수정 : 2019년11월05일 08:04

적 설정 없어…"비극 반복되면 안돼" 뚜렷한 메시지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19 육군 창작 뮤지컬 '귀환'이 기다림에 지친 6·25전쟁 전사자 유족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전쟁의 참상을 얘기하지만 이념대립을 최대한 배제한 채 담담하게 모두에게 위로를 전한다.

오는 12월1일까지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뮤지컬 '귀환'이 공연 중이다. 육군본부가 제작하고 이희준 작가와 박정아 작곡가가 의기투합했다. 이진기(온유), 김민석(시우민), 이재균, 차학연(엔), 김민석, 이성열, 고은성, 김성규 등 현재 군복무 중인 한류 아이돌, 유명 뮤지컬 배우가 모두 모였다. 덕분에 육군 창작 뮤지컬임에도 먹먹한 스토리와 아름다운 선율의 넘버, 화려한 라인업까지 갖춘 초대형 작품으로 완성됐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육군 창작 뮤지컬 '귀환' 공연 장면.[사진=(주)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2019.11.04 jyyang@newspim.com

◆엑소·샤이니·인피니트·빅스까지…최강 아이돌 라인업에 해외관객 대거 유입

뮤지컬 '귀환'은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을 주제로 한다. 학창시절 전쟁에 징집된 과거 승호(이진기)와 진구(이성열), 해일(차학연)의 이야기다. 세 사람은 학창시절 소설 <데미안>을 읽고 함께 자전거를 타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지만, 아름다운 소년시절은 금세 저물고 전쟁이 시작된다. 홀로 살아남은 현재 승호(김순택)는 끊임없이 친구들의 흔적을 찾아 헤멘다. 그의 손자 현민(고은성)과 우주(김성규)는 군 유해발굴단으로 입대해 아픈 과거를 되새긴다.

무엇보다 '귀환'에는 현재 군복무 중인 아이돌 멤버들이 대거 합류하며 화제가 됐다. 실제로 극장에는 일본에서 온 한류팬을 비롯해 외국 관객이 가득했다. 과거 승호 역의 이진기는 맑고 단단하게 울리는 목소리로 소년 승호의 이야기를 생동감있게 펼쳐낸다. 더벅머리와 짙은 눈썹, 검댕이 가득한 얼굴은 누가 봐도 1950년대를 살았던 소년같다. 어른스러운 복학생 해일 역의 차학연은 곧은 자세와 진중한 목소리로 심지 굳은 캐릭터를 표현했다. 전쟁의 한복판에서 무너지지 않기 위해 꼿꼿이 책을 읽는 모습에 객석은 더 깊은 슬픔을 느끼며 그의 비극에 빠져들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육군 창작 뮤지컬 '귀환' 공연 장면.[사진=(주)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2019.11.04 jyyang@newspim.com

진구 역의 이성열은 시종일관 까불대는 모습 뒤에 나약한 면을 드러내며 동정심을 이끌어낸다. 넘버 소화력이 다소 아쉽지만 극중 진구 역에 그보다 맞는 이는 없을 듯 하다. 현대의 대학생 현민으로 록 넘버를 부르는 고은성의 실력은 놀라울 정도다. 탄탄한 고음과 터질 듯한 성량으로 극장을 휘어잡는다. 그의 친구 우주 역의 김성규도 깍쟁이 같은 모범생 이미지가 썩 잘 어울린다. '귀환'의 주역들은 저마다 아이돌 멤버임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극중 인물과 놀라운 싱크로를 자랑한다. 말하자면 초월 캐스팅이라 할 만 하다.

◆아름다운 넘버와 비극으로 전하는 또렷한 메시지, '아픔은 반복돼선 안된다'

'귀환'은 전쟁이 터지기 전 아름답고 순수했던 학창시절을 향한 그리움을 1막 내내 그려낸다. 소설 <데미안>의 구절을 가져온 다양한 대사와 넘버 가사들은 작품의 문학적 깊이감을 더한다. 특히 반복해서 나오는 '알을 깨고 나온다'는 가사는 꽤 의미심장하다. 극중 해일과 승호, 진구, 해성은 서로의 일부이거나 전부다. 그 속에서 각자 다른 시점에서 알을 깨고 나온다. 자신의 세계이자 전부였던 알을 깨고 나온 소년들은 결국 삶과 죽음, 그리고 또 다른 삶의 방향으로 뿔뿔이 흩어진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육군 창작 뮤지컬 '귀환' 공연 장면. [사진=(주)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2019.11.04 jyyang@newspim.com

여기에 해일의 쌍둥이 여동생 해성(최수진)이 죽어서도 이름조차 알려지지 못한 소년동원병으로 참전하면서 비극성이 더욱 짙어졌다. 주연 가운데 홍일점인 최수진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멜로디는 아름답지만 아프다. 승호가 단풍나무 아래 돌탑 뒤에서 기다리라던 말, 꼭 찾으러 오겠다는 말은 결국 몇십년이 지나서야 지킬 수 있게 됐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전쟁의 참상에 국적을 가리지 않고 객석은 눈물바다가 된다.

특별히 한국전쟁을 소재로 하면서도 적을 뚜렷하게 설정하지 않은 점이 눈에 띈다. 인민군을 악마처럼 묘사하지도 않고, 이념대립과 동떨어져 오롯이 전쟁과 비극에 집중했다. 그래서 이 극의 메시지는 더 또렷하게 와 닿는다. '아픔은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된다'는 단 한 문장이다. 오는 12월1일까지 우리금융아트홀에서 공연한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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