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한 투기 세력들이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자동차의 숏 베팅에서 발을 빼는 움직임이다.
지난달 23일 장 마감 후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상승 날개를 달자 비관론자들이 백기를 들었다는 분석이다.
미국 테슬라 '모델3'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른바 숏 커버링이 확산될 경우 테슬라가 보다 강한 주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4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브라질의 대형 헤지펀드 업체 애덤 캐피탈이 테슬라에 대한 숏 포지션을 전량 철회하기로 했다.
애덤 캐피탈은 고객들에게 보낸 월간 보고서에서 테슬라의 이익률이 개선됐고, 이 때문에 숏 포지션을 통한 수익률 창출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물량을 모두 털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유통 주식 수 대비 공매도 물량이 뉴욕증시에서 1~2위를 다투는 종목이다. 장기적인 판매와 실적 부진에 핵심 인력 이탈까지 악재가 꼬리를 물면서 투기 세력의 하락 베팅이 봇물을 이룬 것.
하지만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기류 변화가 뚜렷하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254.68달러에 거래를 마친 테슬라 주가는 이날 장중 321달러까지 상승, 단기간에 무려 26% 치솟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 주가 상승분의 상당 부분이 숏 세력의 포지션 철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숏 커버링은 일반적으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테슬라의 3분기 실적 호조가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상당수의 투기 세력이 공매도에서 발을 뺀 것으로 판단된다.
시장조사 업체 S3 파트너스에 따르면 실적 발표 하루 뒤인 지난달 24일에만 숏 세력은 15억달러에 달하는 평가손실을 떠안았다.
연초 이후 테슬라 숏 전략으로 발생한 평가이익이 19억7000만달러 가운데 약 75%가 불과 하루 사이 증발한 셈이다.
테슬라 숏 세력에 데이비드 아인혼 그린라이트 캐피탈 창업자와 월가의 대표적인 공매도 세력인 짐 채노스 등 '큰손'들이 대거 포함됐다는 점에서 시선을 끄는 부분이다.
3S는 보고서에서 "테슬라 실적 발표에 앞서 이미 상당수의 헤지펀드가 숏 포지션을 정리했다"며 "숏 커버링에 따른 주가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테슬라는 3분기 일회성 비용을 감안한 주당 1.86달러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앞서 시장 전문가들은 주당 42센트의 손실을 점쳤지만 테슬라는 예상과 달리 쏠쏠한 이익 창출을 이뤄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3억달러로 시장 애널리스트의 평균 전망치인 63억3000만달러에 대체로 부합했다.
또 매출총이익률은 18.9%로 월가의 예상치인 17.7%를 웃돌았다.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했던 현금 흐름 역시 개선됐다는 평가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