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사전 대량 구매로 납품가 낮춰… 손해 안 난다"
유통업계 "특가제품 외 일반제품 구매로 선순환돼야"
[서울=뉴스핌] 최주은 기자 = "할인 품목을 사기 위해 줄을 섰고, 계산하는 데도 줄을 서야했어요. 특가제품 중엔 재고품목도 꽤 많았던 것 같지만 필요한 물건 저렴하게 살 수 있어 좋았어요." (고객)
"작년까진 온라인만 떠들썩했는데 올해 오프라인에서도 행사를 하니 전체적으로 붐업되고 좋네요. 업계 전반적인 분위기가 쇼핑 축제이다 보니 소비자들도 관심을 갖고 더 많이 찾는 것 같아요." (이커머스 관계자)
올해 롯데와 신세계그룹 유통계열사들이 블랙프라이데이와 광군제에 맞선 대대적인 할인행사에 나서 상당한 성과를 냈다. 고객을 비롯해 업계에서도 이번 행사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 대형마트, 고객 발길 되돌릴 가능성 봤다
효과도 좋았다. 신세계그룹에선 지난 2일 개최된 '쓱데이'에 18개 계열사들이 참여했다. 그 결과 600만명의 고객이 신세계 계열사를 찾았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증가한 4000억원을 넘겼다.
롯데그룹의 경우 마트만 성과를 발표했는데 지난 1~3일 사흘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2% 신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말 동안 롯데마트를 찾은 손님이 많아 현장에선 마치 예전의 마트 명성을 되찾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사진=이마트] 2019.11.06 june@newspim.com |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이번 행사를 통해 고객의 발길을 다시 오프라인 매장으로 돌릴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시장의 흐름은 온라인으로 넘어갔지만, 좋은 혜택과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면 고객들은 다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다는 점을 확실히 깨닫는 계기가 됐다"며 "이와 함께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을 연계하면 시너지 효과를 크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커머스 업계에선 이번 행사에 대한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대체로는 붐업이 돼서 좋았다는 평가다. 코리아세일페스타를 비롯해 오프라인 유통사들이 할인 행사에 나서 고객들의 관심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 이커머스 "비용 효율 문제" vs 마트 "손해날 일 없어요"
하지만 일각에선 비용 대비 효율적이지 못 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케팅 비용 및 사업비 지출이 많아져 적자의 요인이 될 수 있어서다. 도저히 선보일 수 없는 특가가 대거 포함돼 비용 지출이 불가피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커머스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똑똑해져서 온라인만큼 싸지 않으면 매장을 찾지 않는다"며 "거기다 소위 말하는 '미끼상품'을 소량만 둬서는 안 되는 상황으로, 아마도 마케팅 비용 명목으로 상당 부분의 지출이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매장을 찾아 특가 상품 외에도 다른 제품 구매로 이어져야 선순환이 가능하다"며 "그렇지 않고 '체리피커'만 많을 경우 개선된 실적이 적자로 돌아서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덧붙였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5일 보고서에서 "매출액 호조와 달리 할인행사 진행에 따른 마진율 하락 우려가 존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대규모 행사를 할때에는 제조사와 매입률 재조정을 한다"며, "판매가 부진했던 비식품 부문 같은 경우 재고 처분까지 동시에 이루어지는 만큼 할인점 손익 추정에 크게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물량 수급을 위한 작업을 행사를 시작하기 훨씬 전 마무리한다"며 "사전 대량 구매로 납품가를 낮추기 때문에 선보이는 특가로 인해 손해가 나거나 하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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