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B-티브로드·LGU+-CJ헬로 결합 조건부
경쟁제한성 우려…소비자선택권 제한 금지
홈쇼핑 송출수수료 등의 문제는 별도 검토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SK텔레콤-티브로드노원방송, LG유플러스-CJ헬로 간의 방송·통신 기업결합에 대한 공정당국의 승인이 내려졌다. 다만 케이블TV 수신료 인상을 금지하고 8VSB(8-level Vestigial Sideband, 아날로그를 디지털방송으로 전환하는 주파수 전송 방식) 케이블TV 가입자를 보호하는 조건을 달았다.
또 케이블TV의 전체 채널수와 소비자선호채널을 멋대로 감축하거나 디지털 전환 강요 등은 금지토록 했다. 특히 중소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Program Provider) 프로그램 사용료와 홈쇼핑 송출수수료, 알뜰폰 관련 대책은 거래간의 불투명한 시장 구조 등 이번 건과 별도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방송·통신 시장의 기업결합(합병, 주식 취득 건)을 심사한 결과 '조건부 승인'을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우선 SK브로드밴드(존속법인)와 티브로드 3개사(소멸법인, 티브로드, 티브로드동대문방송, 한국디지털케이블미디어센터) 간 합병계약의 경쟁제한성 여부에서는 '시장지배력'이 강화된다고 판단했다.
◆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기업결합 승인 '조건부'
이들은 5개 지역 디지털 유료방송시장(디지털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에서 1위 사업자다. 기업결합이 이뤄지면 2위 사업자와의 시장점유율 격차가 18.3~46.2%포인트로 확대된다고 봤다.
이는 12개 지역 유료방송시장에서 새로운 1위 사업자의 탄생을 의미한다. 결국 이들은 서울·부산·대구·인천 등 23개 방송구역 중 17개 각 방송구역 디지털 유료방송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다고 판단했다.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SK 건과 LG유플러스 건의 디지털 유료방송시장 경쟁제한성 비교 [출처=공정거래위원회] 2019.11.10 judi@newspim.com |
경쟁제한 우려와 관련해서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System Operator)와 인터넷TV(IPTV, Internet Protocol Television) 사업자 간의 기업결합이 디지털 케이블TV의 실질 가격 인상이나 채널 수 축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실제 티브로드방송의 경우 시장점유율이 높은 지역은 낮은 지역과 비교해 적은 채널을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KT 등 경쟁사업자와의 생산능력 격차도 꼽았다.
이들의 결합은 23개 방송권역의 지역 독점적 디지털 케이블TV 플랫폼과 IPTV 플랫폼을 동시에 보유하는 유일한 유료방송사업자로 탈바꿈한다. 기존 이동통신, 초고속인터넷 및 IPTV서비스와 함께 디지털 케이블TV서비스까지, 다양한 결합상품 제공 능력이 더해진다는 것.
더불어 유통망 통합에 따른 방송·통신서비스 판매망 확충은 경쟁사업자에 비해 판매능력이 향상되는 점도 고려됐다.
방송요금 인상가능성과 관련해서는 가격인상압력(UPP, Upward Pricing Pressure) 분석을 통해 '기업결합 이후 단기적으로 티브로드 디지털 케이블TV에 대한 가격인상 유인이 존재한다'고 결론지었다.
디지털 유료방송시장과의 혼합결합인 8VSB 유료방송시장과 관련해서도 '안전지대(결합 후 시장점유율 증가가 크지 않아 경쟁제한성이 없다고 추정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티브로드방송은 SK브로드밴드를 8VSB 유료방송의 잠재적 경쟁자로 인식하는 등 잠재적 경쟁자였다. 하지만 재적 경쟁이 감소하게 되면 8VSB유료방송 시장의 경쟁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이다.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방송의 직·간접 유통망을 통한 결합판매와 기존 저가요금제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한 요금제 상향판매의 가능성도 우려됐다.
8VSB 케이블TV 상품에 대한 소극적인 마케팅, 인센티브 축소 및 요금할인 축소 등 고가의 요금제 상품으로 신규·전환 가입을 유도할 가능성도 크다고 봤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서울 도봉구·강북구 지역 등 17개 방송구역 디지털 유료방송시장, 서울 도봉구·강북구 지역 등 23개 방송구역 8VSB 유료방송시장에서의 경쟁제한적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오는 2022년 말까지 가격인상 제한을 조치했다.
급변하는 유료방송시장의 상황을 고려해 기업결합 후 1년이 경과한 시점에는 시정조치의 변경을 요청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 브리핑실에서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방송·통신시장에서의 기업결합 위반 행위에 대한 사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9.11.08 dlsgur9757@newspim.com |
◆ LG유플러스-CJ헬로도 '요금인상 등 제한'
8VSB 유료방송시장과 디지털 유료방송시장 간 혼합결합의 경쟁제한성은 LG유플러스-CJ헬로 건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유료방송시장과의 혼합결합인 8VSB 유료방송시장에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본 공정위는 LG유플러스-CJ헬로 간 잠재적 경쟁이 사라지는 점, 결합상품 제공능력을 갖추기 위해 최소자금규모가 현저히 증가하는 등 진입장벽 증대 효과를 우려했다.
8VSB 케이블TV 요금인상 가능성과 소극적인 마케팅, 인센티브 축소 및 요금할인 축소에 따른 신규 전환 가입 유도 등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할 요인이 크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서울 은평구 등 23개 방송구역 8VSB 유료방송시장에서의 경쟁제한적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2022년 말까지 가격인상제한, 8VSB 이용자 보호 등이 조치됐다.
공통사항을 조합할 경우에는 케이블TV 수신료의 물가상승률 초과 인상 금지, 8VSB 및 디지털 케이블TV간 채널격차 완화·8VSB 케이블TV 포함 결합상품 출시방안 수립(시행) 등 8VSB 케이블TV 가입자를 보호해야한다.
그 다음으로는 케이블TV의 전체 채널수 및 소비자선호채널 임의감축 금지, 저가형 상품으로의 전환·계약 연장 거절 금지 및 고가형 방송상품 전환 강요 금지, 모든 방송상품에 대한 정보 제공 및 디지털 전환 강요금지 등이 담겼다.
이 밖에 기업결합 심사과정에서 논의가 첨예했던 중소PP 프로그램 사용료·홈쇼핑 송출수수료·알뜰폰 관련 문제는 별도로 과기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 부처들과 소관사항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LG 건의 경우 8VSB 유료방송시장과 디지털 유료방송시장 간 혼합결합에서만 경쟁제한성이 있으나, SK브로드밴드 건은 디지털 유료방송시장에서도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판단돼 시정조치(사실상 조건부 승인) 대상에서 일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시정조치는 디지털화 및 방송․통신융합화에 따라 이뤄진 유료방송시장의 재편 과정에서 발생한 IPTV사업자와 케이블사업자간 기업결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한 것"이라며 "중소PP 프로그램사용료 및 홈쇼핑 송출수수료 관련 거래관행에 대한 제도개선사항도 발견,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방송·통신시장에서의 기업결합 조건부 [출처=공정거래위원회] 2019.11.09 judi@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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