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2조1000억달러의 자금을 쥐락펴락하는 헤지펀드 업계가 중국 매출 의존도가 높은 종목에 공격적으로 베팅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1단계 무역 합의안을 놓고 미국과 중국의 대립각이 좀처럼 풀리지 않는 상황이지만 헤지펀드 업계는 부분적인 딜의 최종 타결을 낙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가 강세에 활짝 웃는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와 별도로 게리 콘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단계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음달 15일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 관세를 강행할 것으로 전망해 시선을 끌었다.
19일(현지시각)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헤지펀드 업계의 이른바 중국 관련주 지분율이 지난 3분기 말 2.7%에서 최근 3.4%로 상승했다.
관세 철회 여부와 농산물 거래 규모 등 핵심 쟁점을 놓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팀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스마트 머니는 1단계 무역 협상의 타결을 점치는 모습이다.
골드만 삭스가 운용 자산 기준 상위 10개 헤지펀드의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결과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알파벳, 알리바바의 비중이 톱5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중국 매출 의존도가 높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포트폴리오 비중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마이크론은 전체 매출액 가운데 60%를 중국에서 창출하는 반도체 칩 업체다.
이 밖에 중국 매출 비중이 100% 늘어난 얌 차이나와 75% 상승한 윈 리조트, 코보(74%), 모놀리틱 파워 시스템스(70%), 퀄컴(67%), 라스베가스 샌즈(62%), 엔비디아(53%) 등이 골드만 삭스가 꼽은 대표적인 중국 관련주에 해당한다.
이 밖에 브로드컴과 어플라이드 머티리얼,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IPG 포토닉스, 인텔도 중국 매출 비중이 40% 이상 늘어난 종목이다.
뉴욕증시가 최근 좁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면서도 고점을 높이는 상황과 헤지펀드 업계가 중국 관련주의 비중을 늘리는 움직임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해당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헤지펀드는 쏠쏠한 차익을 손에 넣었다. 지난 8월 중순 이후 양국의 신경전이 일정 부분 진정되면서 중국 관련주가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기 때문.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지난 3개월 사이 중국 관련주의 상승률이 17%로, S&P500 지수의 수익률을 7%포인트 앞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주식 투자에 집중하는 헤지펀드 업계의 전반적인 수익률은 연초 이후 10%로, 같은 기간 S&P500 지수의 상승률인 25%에 크게 못 미쳤다.
지난달 11일 1단계 무역 합의에 동의한 미국과 중국은 여전히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요구하는 관세 철회를 거부하고 있고, 중국 측은 연간 500억달러 규모의 미 농산물 수입을 합의안에 적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콘 전 백악관 NEC 위원장은 CNBC와 인터뷰에서 "1560억달러 물량에 대한 추가 관세가 예정된 다음달 15일까지 1단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관세가 강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조사는 833개 헤지펀드를 대상으로 이뤄졌고, 이들 업체의 주식 부문 운용 자금은 총 2조1000억달러에 달한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