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홍콩 법원이 반(反)정부 시위에 참여해 지하철역 내 시설을 파손한 10대 두 명에게 거액의 배상금을 물어내고, 교화 훈련을 받으라는 판결을 내렸다.
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홍콩 법원은 지난 9월 7일 열린 반정부 시위에 참여해 툰먼 경전철 역사 기물을 훼손한 10대 두 명에게 총 28만5447홍콩달러(약 4355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홍콩에서 지난 6월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촉발된 이후 시위대에게 공공시설 파손 혐의의 책임을 물어 법원이 판결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학생은 각각 17세, 15세로 툰먼 경전철역에서 매표기 5대와 옥토퍼스 카드(홍콩 교통카드) 인식기 7대를 파손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학생은 이외에도 폐쇄회로(CC)TV 12대에 페인트를 뿌렸다. 이들은 법원에서 범행을 시인했다.
재판부는 판결에 앞서 두 학생이 신원을 감추기 위해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범죄가 사전에 계획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고귀한 대의명분과 표현의 자유가 있다 할지라도 자신의 견해를 표현하기 위해 불법적인 수단에 의존해서 안 된다"고 설명했다.
두 학생은 배상금을 절반씩 나누어 홍콩지하철공사(MTR)에 지급해야 하며, 재활센터에서 교화 훈련도 받아야 한다.
한편 반정부 시위로 지난 6월 12일부터 11월 24일까지 홍콩 내 총 161개의 지하철역 중 147개의 역이 훼손됐으며, 피해 규모는 수억홍콩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각) 홍콩 경찰과 현지 당국이 구성한 안전팀이 시위대가 떠난 뒤 홍콩 이공대 곳곳을 살펴보고 있다. 2019.11.28.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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