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투자는 올해보다 2조 늘린 51조, 보증은 동결한 13조
내년 해외진출 및 신산업 확대하나 조선·플랜트는 정체 전망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수출입은행이 내년 자금공급을 올해보다 투자·대출 등 생산적 자금은 늘리되 조선·플랜트 등 단순 수주업종 보증은 동결키로 했다. 내년 국내외 투자수요는 늘지만, 단순 수주업종은 정체를 보일 것이란 전망에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 이사회는 최근 방문규 행장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2020년 자금공급 규모를 올해(62조원)보다 2조원 늘린 '64조원'으로 하는 사업계획안을 의결했다. 이 같은 증가 규모는 올해가 전년(2018년)보다 4조1000억원 늘린 것에 비해, 절반 가량 줄어든 것. 사업계획안은 기획재정부에 보고하고 기재부장관의 승인으로 최종 결정된다.
세부 항목을 보면 내년 투자와 대출 등 현금지원이 51조원으로 올해(49조원)보다 2조원 는다. 보증 등 간접지원은 13조원으로 동결이다. 올해 상황과 정반대 현상이다. 올해 증가 규모는 전년(2018년)대비 투자·대출 자금공급은 2000억원 늘리는 데 그쳤지만, 보증은 3조9000억원이나 확대한 바 있다.
내년 업무 계획 방향도 ▲해외사업 발굴·개발 선도 ▲혁신성장산업 금융지원 강화 ▲글로벌 중소중견기업 육성 ▲지속가능 경영기반 공고화 등 4가지로 정했다.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2019.12.06 hkj77@hanmail.net |
수출입은행의 내년 사업계획을 살펴보면, 업종전망과 정책금융 방향이 드러난다.
보증은 주로 건설·플랜트·선박 등 단순 수주산업에 지원되는 자금이다. 즉 수주산업이 올해는 과거 수년 동안 부진을 회복해 보증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반해 내년은 정체할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투자와 대출 확대는 신규자금 수요가 올해보다 증가할 것이란 전망에서 기인한다. 우리나라 산업의 고도화와 해외확장에 자금수요가 늘 것으로 봤다. 구체적 자금 수요 부문으로 ▲해외인프라 민간합동 금융지원 ▲해외 인수합병 및 선박·항공기금융 등 구조화 거래에 대한 신디케이션 ▲대규모 국책사업 중심으로 우리기업의 신북방·신남방 진출 확대 등을 꼽는다.
또한 전통적인 제조업인 발전사업은 신재생에너지 및 원전으로 발전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건설·플랜트는 단순도급형보다 고부가가치 투자개발형 사업에 투자와 지원을 늘린다. 자원은 리튬·구리 등 4차산업 전략 광물, 유가스 등 주요 자원 확보를 위한 장기구매금융도 지원한다.
혁신산업 지원은 속도를 높여 자동차, 철강, 섬유 등 전통적 수출산업의 산업구조 고도화를 지원하고 4차 산업 기술 접목, 신규 벨류 체인 확보, 생산설비 증설 지원과 혁신성장 산업이 시장 선점,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대규모 인수합병 자금을 지원하고, 핵심기술 연구·개발을 위한 중장기 R&D자금, 시설투자자금 지원을 확대한다. IT·서비스 등 고부가가치 산업 펀드투자 확대와 대출·직접투자 연계도 지원한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내년 이후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할 필요성도 있어 대출자산 증권화 등 다양한 리스크관리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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