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ICBM 없는 한국·일본 빠지는 협상 될수도"
"美, 겁은 줘도 中 때문에 대북 군사행동 못해"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9일 북한이 크리스마스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후 미국, 러시아, 중국에 핵군축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 부의장은 이날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북한은 크리스마스 때 사거리가 더 나가는 ICBM 또는 ICBM을 여러 대 한꺼번에 고체연료를 써서 발사하는 장면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지난 9월 3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 힐튼 호텔 서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제19기 해외 간부위원 워크숍'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19.09.30 alwaysame@newspim.com |
그러면서 "핵 강국에 이어 ICBM 강국이 됐기 때문에 이제는 협상을 하지 않고 핵과 ICBM이 다 있는 미국, 러시아, 중국, 북한과 동북아 지역에서의 핵군축 협상을 하자는 식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런 식으로 나오면 거기 못 들어가는 나라가 일본과 한국으로 모양이 아주 나쁘게 된다"면서도 "미국과 중국, 러시아는 북한이 요구하는 회담에 나설 리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3일 리태성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 명의 담화에서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위협했다.
정 부의장은 북한이 지난 7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했다는 '대단히 중대한 시험'에 대해 "ICBM 엔진 출력을 높이는, 거리가 더 나가는 실험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제 미사일 강국으로 올라설 수 있는 실험에 성공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통화한 것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안에 북한이 좀 위험한 짓을 할 것 같다, 그렇게 되면 가만히 있을 수 없으니 한국 정부가 중간자 또는 중재자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특사를 보내든지 메시지를 보내 달라는 이야기 같은데 지금 미국이 셈법을 바꾼다는 보장이 없으면 북한은 입장을 못 바꾼다"며 "북한은 결국 새로운 길을 가는 쪽으로 이미 방향을 설정해 놓았는데 바꾸기 어려울 것 같다"고 우려했다.
정 부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이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것"이라고 말했음에도 미국이 대북 군사행동을 취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군사행동을 하는 경우 불똥이 중국 대륙으로 튈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이 자동적으로 개입하게 돼 있다는 걸 트럼프 대통령이 모를 리가 없다"며 "겁은 주지만 행동은 못 옮긴다는 게 아는 바인데 그럼 이제 경제제재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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