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및 그룹 관례 감안시 연임 무게
지주 회장 연임 여부·정부 영향력 등 변수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국내 카드사들의 최고경영자(CEO)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업계 안팎에선 이들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성과나 그룹 관행을 감안할 때 연임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지만 외부 변수가 남아 있다. 정부 영향력이나 그룹 총수의 거취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도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우리·BC카드 CEO의 임기가 연말께부터 내년 3월중 마무리된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과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의 임기가 이달 중, 원기찬 삼성카드의 사장은 내년 3월 끝난다.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왼쪽부터)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이문환 BC카드 사장. [사진=각사] 2019.12.09 clean@newspim.com |
업계에선 성과나 그룹 관행을 감안할 때 주요사 CEO들의 연임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업황이 악화한 상황에서 흠결 없는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높고, '카드의 정석' 흥행몰이에 성공한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도 연임에 무게가 쏠린다.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은 통상 2년 임기에 한 차례 연임하는 '2+1' 구조를 적용, 안팎에서도 무난한 연임을 예상한다.
변수는 있다. 금융지주의 경우 지주 회장과의 관계나 정부 영향력이다. 임영진 사장의 경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여부가 최종적으로 임 사장의 거취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여러 정황을 고려했을 때 조용병 회장-임영진 사장이 나란히 연임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신한지주 입장에선 금융당국이 조 회장 연임에 대한 법적 리스크를 지적한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만일 조 회장이 연임에 실패할 경우, 임 사장 연임 이슈도 물건너갈 수 있다.
우리카드 역시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연임이 관심이다. 특히 우리카드는 그간 예상을 뛰어넘는 사장 인사가 있었다는 점이 변수일 수 있다. 2013년 우리금융지주 계열사 인사 당시에도 당초 1순위 후보가 3명 탈락하고 2순위가 낙점됐었다. 우리카드의 경우 당시 1순위였던 유중근 전 우리은행 부행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동지상고 후배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밀려났다. 금융업계 한 소식통은 "좋은 성과를 낸 CEO의 연임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맞지만, 반드시 직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우리금융의 경우 정부 영향력 아래에 있어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다"고 귀띔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전임 사장이 2+1을 다 채우지 못했던 전례가 있고, 최근 그룹 계열사 사장간 이동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변수가 있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거취는 안갯속이다. 변수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이 예정돼 있다는 점 ▲삼성 사장단에 적용돼 온 '60세 룰' ▲그동안의 삼성그룹 사장 인사 관행을 미뤄봤을 때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 등이 꼽힌다. 원기찬 사장의 나이는 올해 59세로, 이미 3연임까지 한 상태다. 이문환 BC카드 사장은 내년 1월 중 인사가 예정돼 있다. 이문환 사장 역시 모그룹인 KT 차기 회장 인선이 변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성과를 중심으로 연임을 예상하고 있지만, 항상 변수는 존재한다"며 "업계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다른때보다 변수가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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