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프랑스 정부가 11일(현지시간) 연금 개혁안의 최종적인 세부내용을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과 BBC 등이 보도했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대국민 연설을 통해 직종 및 직능별로 42개에 달하는 복잡한 퇴직연금 체제를 하나로 통합하고, 포인트제를 기반으로 하는 단일 연금 체제로 개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정부가 기존에 제안한 개혁안의 큰 틀은 유지하겠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발표에 노동계가 즉각 반발하고 나서면서, 시위는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가 11일(현지시간) 연금 개편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2019.12.11.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필리프 총리는 "보편적인 연금 체제를 구축할 때가 왔다"면서 "이 개혁안이 공정하다고 믿기 때문에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개혁안에 따르면 연금 수급을 위한 퇴직 연령은 62세로 유지되지만, 64세까지 일해야 보너스를 포함한 연금 전액을 수령할 수 있다. 또 전업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이들의 경우 최소 1000유로의 연금을 수령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필리프 총리는 새 개혁안이 1975년 이후 출생자들과 2022년 이후 노동시장에 진입한 근로자들에 한해 적용될 것이라는 일종의 양보안을 내놓았다.
정부의 개혁안 발표에 노동계는 거세게 반발하며 파업 장기화를 예고했다. 노동단체 민주노동총연맹(CFDT)의 로랑 베르제 위원은 "정부가 한계선을 넘었다"고 비난했다. 또다른 노동단체 노동총동맹(CGT)의 필리프 마르티네즈 위원장은 LCI방송 인터뷰에서 "전혀 기쁘지 않다"며 "헛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2017년 취임 당시부터 연금 개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왔다. 프랑스 퇴직연금은 공기업이나 민간기업 혹은 어떤 직종인지에 따라 수령 시기와 액수가 상이한데, '덜 내고 더 받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연간 100억유로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마크롱 대통령은 부문별로 상이한 연금제도를 간소화하고, 민간과 공공부문 할 것 없이 모두 통합해 국가가 관리하는 공평하고 보편적인 연금제도를 만든다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은 퇴직 연령이 늦춰져 실질적인 연금 수령액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노조 및 직능단체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노동계는 지난 5일부터 연금 개편안 반대 총파업에 돌입했으며, 1차 총파업 시위에만 80만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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