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순수 민간기구 투자자 포럼
업계·학계·재계 주요 인사 발기인으로 참석
류영재 회장 "주주의 장기적 후생 극대화"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투자자와 기업이 상생의 기업거버넌스(지배구조)를 모색하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창립을 공식 선언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12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초대 회장을 맡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를 비롯해 각계 인사들이 참석해 포럼 탄생을 축하했다.
류영재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초대 회장 [사진=뉴스피DB] |
류영재 회장은 "소수 지배주주 중심의 기업거버넌스는 장기 성장보다 지배권 강화에 집중해 혁신과 성장을 방해할 가능성이 높다"며 "소수 지배주주가 다수의 비지배주주를 기업거버넌스에서 배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각종 법규와 제도적 제약은 오히려 주주와 기업 간 대결적 양상을 불러와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 거버넌스에 있어 핵심적인 주체는 주주와 기업"이라며 "주주와 기업이 힘을 합쳐 모범적이고 건설적인 거버넌스를 모색해 보자는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정부 또는 재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대부분의 포럼과 달리 국내 최초로 투자자 관점에서 접근하는 순수 민간기구다.
주요 발기인으로는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대표,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 홍성국 전 대우증권 사장 등 전현직 업계 관계자는 물론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 이재웅 쏘카 대표, 이남우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이한상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등 재계 및 학계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형 행동주의펀드를 이끌며 한진칼 2대주주로 이목을 집중시킨 강성부 KCGI 대표도 발기인에 포함됐다.
류 회장은 "한국은 아시아 내에서도 기업거버넌스 부분 하위권에 머물며, 주변부시장으로 폄하당하는 분위기마저 생기고 있다"며 "한국 주식시장의 버팀목인 국민연금을 생각한다면 기업거버넌스를 개선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국민의 노후자금과 투자자들의 이익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정책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투자자와 기업의 상생을 통한 글로벌 관점의 기업거버넌스 논의를 주도해 자본시장에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동하겠다고 제시했다.
그는 "투자자와 기업이 적대적 관계가 아닌 한배를 탄 동반자로써 최선의 기업거버넌스 관행을 모색하고, 이를 통해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성과 개선 및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자 한다"며 "주가와 배당이라는 전통적, 기계적 지표에만 집착하는 편협한 주주관점을 극복해 주주의 장기적 후생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12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2019.12.12 mkim04@newspim.com |
한편 이날 창립총회에선 한스-크리스토퍼 헐트(Hans-Christoph Hirt) 헤르메스 에쿼티오너십서비스(Hermes EOS) 대표가 발제를 맡아 '투자자 운동과 기업 거버넌스 개선'에 대해 강연했다. 이어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 원장을 좌장으로 김우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김주영 서울대학교 공익법률센터 센터장, 이정규 브맂시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이사의 토론이 진행됐다.
허트 대표는 "아시아 지역 기업은 소수주주의 지배력이 크고 기업정보 공개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며 "경영진 또는 이사회와 주주 간 소통을 확대할 수 있는 고도화된 인게이지먼트(Engagement)가 확립된다면 기업 경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우진 교수 역시 "주주는 경영 간섭의 주체가 아닌 기업 가치 증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동반자라는 인식의 전환이 중요하다"며 "주주와 기업이 대화할 수 있는 인게이지먼트를 마련할 수 있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