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보건복지부 2019년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의 연간 자살자 수는 1만2463명이다. 하루에 34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리투아니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자살률이다. 2013년 이후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의 수는 줄고 있지만 이를 시도한 사람은 여전히 증가 추세다. 다양한 이유로 자살을 시도한 사람들은 그 뒤에도 같은 행위를 반복하거나 실제 자살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에 뉴스핌에서는 지속적으로 생명존중 문화를 확산하고, 자살 예방을 위한 사회시스템 구축에 힘쓸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백진엽 기자 = 한국은 자살률이 높은 나라다. 굳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위라는 지표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미디어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물론 국가·사회적으로 자살률 감소를 위해 다양하게 대응해 왔고, 어느 정도 성과도 내고 있다. 2017년 자살자 수는 2009년에 비해 3000여명이 줄었다. 전문가들은 자살예방법 제정(2011년)과 사건에 대한 세밀한 분석이 효과를 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과거 막연했던 자살의 사회적 요인에 대해 체계화를 할 수 있게 됐고, 관리도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 통계에 따르면 자살률이 다시 높아졌고, 그 중에서도 30~40대의 자살률이 크게 증가했다. 이는 중앙심리부검센터의 '자살 위험 15대 요인' 중 직장생활과 경제상황에 대한 요인들이 커졌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중앙심리부검센터가 지난 9월 유가족들에 대한 면담을 바탕으로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극단적 선택을 한 직장인들의 경로는 다음과 같다. '부서배치 변화, 업무부담 가중 → 상사 질책, 동료 무시 → 급성 심리적·신체적 스트레스 → 사망'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와 같이 국가와 사회적인 해법 이외에도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행인 것은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같은 문제 인식에 공감해 직원들의 정신 건강에 신경을 쓰는 곳이 늘고 있다. 자살 예방을 위한 교육은 물론, 일부 기업의 경우 상담센터 등을 운영하는 곳도 있다.
심지어 롯데그룹의 경우 직원들의 정신 건강 지키기에 그치지 않고, 직원들을 '생명지킴이'로 육성해 사회 전반적인 자살 예방 운동에 나서고 있다. 롯데 한 직원은 "주변 사람들의 고민을 이해하려 하고, 같이 나눈다는 취지인데 하다보면 오히려 내가 더 도움을 받는 것 같다"며 "다른 사람의 생명을 생각하다 보니, 내 생명에 대한 소중함도 다시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직원들의 정신건강을 챙기고 극단적 선택 예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업은 많지 않다. 우리 기업들이 변해야 할 부분이다. 사회 전체적인 자살예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업은 롯데나 생명보험업계 정도다. 국가적인 과제이자 시대를 불문한 절대 명제인 '생명이 우선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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