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수급 어려운 이유...'실무형 인재 부족' 가장 많아
AI 교육 인프라 확대 및 데이터3법·교수겸직 허용해야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국내에서도 인공지능 관련 기술 인력들이 배출되고 있지만 대부분 미국·유럽·중국행을 택합니다. 우리나라 AI 산업은 아직 시작단계에 있어 상용화 기술이 많지 않지만 이들 나라는 사람도 많이 뽑고 연구 및 실무경험 기회도 많기 때문입니다."(한 정보기술(IT) 업계 전문가)
국내 인공지능(AI) 인력 부족률이 60%를 넘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AI 인재 경쟁력도 미국의 절반 수준이었다. 중국, 일본과 겨뤄도 경쟁력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인재 경쟁력 확보를 위해 AI 산업 성장을 주도할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는 체계적인 교육과정 구축, 교수진 확보 등 AI 교육 인프라 확대와 데이터 3법 등의 규제완화가 꼽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15일 발표한 'AI 인재현황 및 육성방안 전문가 의견조사'에서 AI 산업과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을 기준(=10)으로 둘 때 중국, 일본, 한국의 AI 인재 경쟁력을 각각 8.1, 6.0, 5.2로 평가했다. 이번 조사는 AI 정책 등 관련 연구실적 발표자, AI 관련 연구기관·협회·기업·학계 전문가 등 산·학·연 인공지능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미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고, AI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지정해 정부 주도의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과 비교할 때도 상당한 격차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국내 AI 인력 부족률이 평균 60.6%에 달한다고 응답했다. 개별 응답률을 보면 '50%대' 수준에서 부족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 절반 이상 부족하다는 의견이 전체의 72.5%에 달했다. 부족 비율이 낮다고 응답한 일부 전문가들은 미래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연구조직이 신설되고 있지만, 현재 AI 기술에 기반한 사업 아이템이 많지 않고, 산업이 고도화되지 않아 얼마나 부족한 지에 대해 논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AI 인력 부족률(왼쪽), AI 전문인력 확보방안 [자료=한국경제연구원] 2019.12.15 nanana@newspim.com |
AI 전문 인력 양성 및 확보 방안으로는 '국내외 AI 석박사 채용'(89.3%)이 가장 많았다. 이어 '재직자 AI 교육'(75.0%), '대학 연계 프로그램 개발'(46.4%)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AI 기업을 인수하거나 해외 연구소를 설립 또는 인수한다는 의견도 각각 17.9%였다.
산·학·연 전문가들은 AI 인력 확보에 가장 큰 애로요인으로 '실무형 기술인력 부족'(36.7%)을 가장 많이 지적했고, '선진국 수준의 연봉 지급이 어려움'(25.5%), '전문 교육기관 및 교수 부족'(22.2%) 순으로 응답했다. '예산 지원, 규제 완화 등 정부 지원 부족' 및 '근로시간 등 경직된 근무환경 및 조직문화'를 꼽은 비중도 각각 6.7%로 나타났다. 기타 의견으로는 '회사 경영진의 AI 기술·특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응답도 있었다.
산업계 전문가는 채용시 기업이 요구하는 AI 기술 수준과 지원 인력이 괴리가 있어 채용 후 재교육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전세계적으로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선진국 수준 연봉 지급이 어려운 점도 인력 확보의 어려움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AI 인재 육성을 위한 개선과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AI 교육 인프라 확대'(37.8%)가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는 장기간의 시간과 예산이 소요되는 정책이므로 초·중·고교와 학부에서도 과학기술분야 인재 확보를 위한 융합교육인 STEM 또는 AI 관련 교육 커리큘럼을 개발해 기초교육의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데이터 활용규제, AI 전공 교수 겸직 제한 등 '기술혁신과 신산업 창출을 저해하는 규제완화'(21.1%)와 'AI 기술 관련 스타트업 창업 및 기업의 AI 인재 육성에 대한 제도적 지원·투자 확대'(13.3%)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타 의견으로는 우선순위를 가릴 것 없이 모두 필요하다는 의견과, 기업 대표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AI가 4차산업 시대에 새로운 성장 동력임에도 기술인력 부족률이 60.6%에 달해 산업계의 수요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기업과 대학의 실무형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AI 교육 인프라를 확대해 청년실업이 완화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nana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