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회장은 여전히 혐의 부인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신한은행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 관여하고 점수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검찰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다만 조 회장 측은 마지막까지 혐의를 부인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검찰은 18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손주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신한은행 채용비리 사건 결심 공판에서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조 회장에게 징역 3년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서울동부지법 /뉴스핌DB |
검찰은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윤승욱 전 부행장에 대해선 징역 1년 6월에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다. 전직 신한은행 인사부장 김모씨는 징역 10개월과 벌금 300만원, 이모씨는 징역 1년 6월과 벌금 300만원을 각각 구형받았다.
검찰은 채용팀 직원이었던 김모씨와 박모씨에 대해선 각각 징역 1년과 벌금300만원, 이모씨에 대해선 징역 8월을 각각 구형했다.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기소된 신한은행에 대해서는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채용 절차에 성실하게 임한 응시생들과 이를 지켜본 전국의 취업 준비생들에게 엄청난 배신감과 좌절감을 안겼다"며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대표이사가 행사할 수 있는 채용 재량권이 무한정 허용된다고 볼 수 없다"며 "신한은행은 스스로 낸 채용공고를 통해 지원자의 추천인 등을 채용에 고려한다는 점을 알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은행은 예금자 보호와 건전한 신용 질서 유지, 경제질서 확립을 위한 공적 영역을 담당하는 기관이다"면서 "특히 신한은행은 국내 제1의 금융기관으로 사회적 책무에 충실할 것이란 기대가 더욱 크다"고 했다.
또 "조 회장과 윤 전 부행장은 '채용은 신한은행의 자율적 권한'이라는 주장을 하면서 부하직원의 진술이 허위라고 하는 등 뉘우치는 태도가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조 회장 측 변호인은 최종변론에서 "조 회장의 행위는 설령 바람직하지 못한 사고에 기인한 것일지언정 적어도 사기업에서는 어느 정도 용인되는 것으로 여겨진 일종의 관행이었다"며 "조직에 도움이 되고자 잘못된 행동을 했으나 개인적 보상이나 이익을 바라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신한은행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임원 자녀 등을 부정 채용한 의혹을 받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1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8.10.10 deepblue@newspim.com |
조 회장 역시 최후진술에서 "신한금융그룹의 회장으로서 우리 사회에서 기대하는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해 참담하다"면서 "재판 과정에서 얻은 반성과 교훈을 깊이 새기며 금융인으로서 스스로 부도덕한 면이 없는지 돌아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 회장은 혐의와 관련해선 "제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과 임직원 자녀의 채용에 대해 보고를 받은 적도 없으며 채용 결과를 바꾼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검찰은 2013~2016년 채용 당시 외부에서 청탁을 받은 지원자나 임원 자녀는 별도로 관리해 점수를 조작한 혐의로 조 회장 등을 지난해 10월 기소했다. 조 회장 등은 또 채용 과정에서 합격자들의 남녀 성비를 비율로 인위적으로 조정하도록 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원자의 출신 학교별로 등급을 나눠 학점이 내부 기준에 못 미치거나 나이가 많으면 서류 평가 없이 탈락시키기도 했다. 서류전형·면접 등 단계별로 부정합격한 지원자는 총 154명으로 조사됐다.
조 회장 등에 대한 선고기일은 내년 1월 22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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