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드본드 발행 검토…예수금 확대 차원
규제 적용 2번 유예받아…자구노력 부족 지적도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예대율 규제 부담을 던 Sh수협은행이 커버드본드(Covered Bond,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 발행에 나선다. 규제 적용을 2년 미루면서 시간을 벌었지만, 미리 예수금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두 번째 규제 유예로 자구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커버드본드 발행을 검토중이다. 이를 위해 오는 30일까지 커버드본드 발행에 필요한 법률자문을 맡길 외부 업체의 참가서를 받는다. 내달 우선협상업체를 선정하고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수협은행이 커버드본드를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발행인 만큼 커버드본드 프로그램을 설정에 필요한 자문을 받고 전산시스템 개발 등에 나서는 것이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예수금을 늘리는 방안으로 다른 은행들도 발행하는 추세여서 검토하게 됐다"며 "구체적인 발행 시기나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커버드본드는 은행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은행채나 양도성예금증서(CD)처럼 금융시장에서 발행한다. 차이점이라면 커버드본드는 만기 5년 이상 장기물이고, 은행채 등은 1~2년 단기물이다. 고객들의 정기예금, 요구불예금, 저축성예금 등으로 받는 예수금처럼 가계와 기업대출의 재원으로 쓰인다.
금융당국이 커버드본드로 조달한 자금은 예수금의 1%까지 인정하기로 하면서 은행들은 채권 발행으로 수천억원에서 1조원에 달하는 정기예금을 유치하는 셈이 됐다.
수협은행 입장에선 2년간 규제 유예를 받은 예대율 개선에 도움이 된다. 예대율은 은행 대출금을 예수금을 나눈 비율이다. 은행들은 이를 100% 밑으로 맞춰야 한다. 수협은행도 지난달 30일까지 규제를 맞춰야 했지만 금융위원회가 적용 유예를 결정하면서 2021년 11월 30일로 미뤄졌다.
시간을 번 만큼 무리하게 예수금을 늘려야 하는 부담을 덜었지만 선제 대응에 나섰다. 예외적으로 두번이나 적용 유예를 받으면서 자구적인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수협은행은 2016년 1월 수협중앙회로부터 신경분리되면서 예대율 규제 적용을 한 차례 유예받았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시점에 이를 맞추지 못해 금융당국에 재유예를 요청했다.
이동빈 수협은행장도 지난 10월 4분기 경영전략 회의에서 저비용성 예수금 증대, 건전성 향상 등을 주요 과제를 제시하고 역량을 집중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은행들이 잇따라 커버드본드 발행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그간 은행권의 커버드본드 발행은 KB국민은행의 독주체제였으나, 올해 들어 SC제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이 합류했다. 올해 발행 규모만 3조7200억원에 이른다.
시중은행 자본시장부 한 관계자는 "커버드본드를 처음 발행할 때는 시스템 개발, 프로그램 설정 등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또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발행 시기를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