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현지 시간으로도 크리스마스 지났지만 도발 않고 조용
국방부 "다양한 군사적 상황 대비해 군사대비태세 확고히 유지"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이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도발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25일까지 별다른 특이 동향이 발견되지 않은 채 크리스마스가 지나갔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는 26일 "북한의 동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추적‧감시 중"이라고 밝혔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크리스마스에 도발을 하지 않고 지나갔는데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군은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한 가운데 북한의 동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추적‧감시하는 한편, 다양한 군사적 상황에 대비해 상시 군사대비태세를 확고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 leehs@newspim.com |
북한은 앞서 지난 3일 이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 명의의 담화를 통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 있다"고 했다. 이는 북한이 미국에 '연말 전까지 만족할 만한 상응조치를 내놓지 않으면 크리스마스 즈음 군사적 도발을 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 25일까지 비핵화 관련 어떤 합의도 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북한이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ICBM이나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등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특히 북한은 이달 들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위치한 서해위성발사장에서 ICBM 액체 엔진연료시험으로 추정되는 시험을 하거나 이 발사장 인근에 지하역과 철로, 가림막 등을 설치하는 움직임을 보여 크리스마스 즈음, 혹은 연말께 ICBM 발사 가능성이 강하게 예측된 바 있다.
북한은 아직까지 도발을 감행하지 않았다. 무력 도발 대신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비핵화 문제를 북‧미 협상 테이블에서 내리는 이른바 '대미 강경 노선'을 채택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이와 관련한 소식도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선 25일 오후 '미국 현지 시간으로는 아직 크리스마스가 많이 남아 있는 만큼 25일 저녁 혹은 그 이후에 도발을 감행할 것'이란 분석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미국 현지 시간으로도 크리스마스가 지나가고 있는 26일 오전 현재 시점에도 아무런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크리스마스 도발보다는 신년사에서 새로운 방향을 발표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전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아마 연말에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고 점잖게 해를 넘기면서 내년 신년사에서 방향을 발표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북한이 '우리를 향해서 거친 언동을 삼가면 연말을 조용히 보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며 "이는 '크리스마스 때 연말을 조용히 보내도록 해 주겠다', '안 쏜다'는 이야기다. 트럼프 대통령도 거친 언행이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도 같은 방송에서 "지금 쏘면 1월 1일 신년사가 완전히 묻힌다"며 북한이 크리스마스에 도발할 가능성이 낮다고 관측했다. 다만 김 원장은 "영원히 안 쏠 것이라는 것은 오판"이라며 "어떤 의미에서 보면 지금까지 '크리스마스 선물' 예고가 통했기 때문에 계속 자기들의 기 싸움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