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4라운드 1경기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같은 팀이 두 번 만나 전부 '2패 후 3연승'의 결과를 도출해낼 확률은 얼마나 될까. 2020년 새해를 여는 KB리그 첫 경기에서 보기 드문 일이 펼쳐졌다.
홈앤쇼핑이 2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4라운드 1경기에서 정관장 황진단에 두 판을 내준 후 세 판을 내리 획득하는 또 한 번의 역전극을 펼쳤다.
반전의 기회를 마련한 김명훈(왼쪽)과 박진솔의 대국. [사진= 한국기원] |
홈앤쇼핑은 전반기에서도 정관장 황진단에 똑같은 역전승을 거둔 바 있다. 정관장 황진단(4승 8패)은 한 경기라도 지면 바로 탈락이 확정되므로 배수진을 친 상태. 홈앤쇼핑(5승 6패) 또한 여기서 패하는 날엔 전도가 암담해지므로 사즉생의 각오로 임한 경기였다.
올 시즌 다섯 번째로 2패 후 3연승 드라마가 나왔다. 그 중 두 번을 홈앤쇼핑이 작성했다. 같은 팀을 상대로 전후반기 모두 대역전승을 거두는 드문 기록이 만들어졌다. 최종국의 주자가 이영구 9단과 진시영 7단으로 같았다는 점도 공교로웠다.
홈앤쇼핑은 속기 3국에서 상대 주장 이동훈 9단에게 선취점을 내준 다음 기대를 걸었던 2시간 장고대국에서도 심재익 3단이 노장 안조영 9단에게 패하면서 0대2로 몰렸다. 다행히 한태희 6단이 윤찬희 8단을 꺾으며 역전의 불씨를 살렸지만 열세에 처한 홈앤쇼핑의 분위기는 어둡기만 했다.
팀의 1·2지명이 출격한 후반부의 상황은 더욱 암담하게 흘러갔다. 김명훈 7단이 박진솔 9단과 접전을 펼치는 와중에 1지명 이영구 9단이 착각을 범하며 일찌감치 판을 망쳤다. 우상귀에서 폭망한 다음 바꿔치기로 승부를 연장했지만 워낙 피해가 컸던 탓에 패색이 짙었다.
이것이 기적처럼 뒤집어졌다. 5국에서 2지명 김명훈 7단이 박신솔 9단을 꺾고 2대2의 징검다리를 놓은 데 이어 최종 4국에서 이영구 9단이 우상귀 패를 빌미로 한 혼신의 뒤집기를 시도한 끝에 307수, 1집반의 간발의 차이로 진시영 7단을 꺾었다.
짜릿한 역전의 기쁨과 함께 크게 한숨을 돌린 홈앤쇼핑은 6승 6패, 5할 승률로 복귀하며 중위권(6위) 발판을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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