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종금 등 CEO 인사 연기…은행 임원 대부분 임기만료
인사 지연으로 내부 분위기 어수선…이번주 향후 일정 재논의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우리은행장 선임 절차가 잠정 중단되면서 우리금융그룹 다른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인사가 줄지어 연기됐다.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중징계를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연임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전체 계열사 인사까지 타격을 입은 것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이번주 손 회장의 거취 입장에 따라 그룹 지배구조 방향과 은행장 선임 절차 등을 재논의할 계획이다. 오는 7일 우리금융 정기이사회에서 재논의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CI=우리금융그룹] |
은행장 선임은 두 번째 미뤄진 것이다. 지난 29일 우리은행장 단독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었으나 31일로 연기됐고, 31일에도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일정을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30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손 회장에 대한 중징계를 결정한 영향이다. 손 회장의 연임 자체가 불투명해지면서 우리은행장 선임까지 연쇄 영향이 불가피해졌다. 임추위원장으로 행장 선임의 키를 쥔 지주 회장의 거취가 분명해져야 계열사 CEO 인사를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어서다.
다른 계열사 CEO 인사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당초 임추위는 지난 31일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자회사 CEO 추천을 완료할 계획이었으나 함께 연기됐다.
자회사 CEO 중에는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조운행 우리종합금융 사장, 김홍희 우리신용정보 사장, 박형민 우리펀드서비스 사장, 최광해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사장(직무대행) 등이 인사 대상이다. 통상 2+1년 체제를 따르는데 작년 12월에 취임 2년이 이미 지났거나, 오는 3월에 임기 만료를 앞뒀다.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 3인에 든 이동연 우리FIS 사장 자리도 고려해야 한다. 이에 임추위는 지난 28일 계열사 CEO 선임을 위한 자격요건 검증 등을 진행했다.
우리은행 임원인사도 꽉 막힌 상황이다. 현재 부문장, 부행장, 부행장보, 상무 등 임원인사를 남겨두고 있다. 임원 23명 중 21명의 임기가 지난해 11월 말부터 12월 초에 걸쳐 만료돼 오는 3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연장한 상황이다. 앞서 12월에 본부장 인사를 먼저 냈지만, 임원 인사에 따라 추가 인사가 필요할 수 있다.
인사가 연기되면서 우리금융 내부는 어수선한 분위기다. 연초 영업에 차질을 빚는 것을 비롯해 경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장사인 우리종합금융의 경우 오는 14일에 잡아둔 주주총회 계획을 철회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은행을 비롯해 자회사 인사가 미뤄져 그룹 전체가 붕 떠있는 상황"이라며 "이로 인한 손실을 주주들이나 고객들이 입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향후 임추위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주는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오는 7일 정기 이사회에서 재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추위는 일단 정기 이사회까지 손 회장의 답을 기다리면서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런 상황을 오래 끌 수는 없기 때문에 이번주 안에는 사외이사들이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