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4~5일 신종 코로나 관련 긴급회동...감산여부 관심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국제유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 확산과 그로 인한 원유 수요 타격 우려에 장중 50달러 아래로 무너졌다.
3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 대비 1.45달러(2.8%) 하락한 50.11달러에 마감됐다. 이날 WTI는 장중 낙폭을 3% 넘게 확대해 49.92달러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마카오 보건당국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우한 폐렴'의 기점인 중국 중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출발해 마카오에 도착한 에어차이나 여객기 승객의 체온을 재고 있다. 2020.01.01 [사진=로이터 뉴스핌] |
국제 벤치마크 브렌트유 역시 한 때 54.41달러에 거래되며 작년 1월 3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뒤 전날보다 2.17달러(3.7%) 밀린 배럴당 54.4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RBC 마이클 트랜은 "석유 시장이 최근 몇 년 사이 많은 공급 충격의 영향을 받았지만,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로 강력한 수요 충격을 느낀 적은 없다"면서 하지만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석유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연료수요에 타격이 오면서 중국석유화공(시노펙)은 이달 물동량을 일일 평균 60만 배럴(12%) 정도 축소할 것을 주문했다.
애널리스트와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원유의 5분의 1 가량을 수입하는 산둥 지방의 독립 정제업체들도 1주일여 만에 생산을 30~50% 정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즈호 애널리스트 폴 샌키는 신종 코로나로 중국 내 항공유 수요가 특히 축소됐다면서, 우한 공항은중국 내륙에서는 연 2500만 명 정도의 승객이 오가는 가장 바쁜 공항에 속하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로 여행객 수가 적게 잡아도 3분의 1 정도는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RBC 소속 헬리마 크로프트는 시장이 "수요 관련 가장 공포스러운 시나리오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집단적인 행동을 통해 이러한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OPEC은 다음 달로 예정됐던 회의를 앞당겨 4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하고, 중국발 신종 코로나가 석유 수요에 미치는 영향 등을 평가하기로 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비 OPEC 산유국을 포함한 이른바 OPEC플러스(+)가 산유량을 일일 평균 50만 배럴 추가 감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임시로 일일 평균 100만 배럴 감산에 나서는 것도 옵션 중 하나라고 보도해 WTI 가격이 장중 한 때 반등하기도 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