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프로포폴 불법투약 사실 없다"
회사와 주주, 투자자, 고객에 미칠 영향 고려해 신중하길
업계 "이런 의혹제기가 국익에 어떤 보탬이 되느냐" 경계
[서울=뉴스핌] 이강혁 기자 = 13일 오전 8시. 일부 매체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을 보도했다. 이 부회장이 2017년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했다는 공익신고가 접수됐고,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부터 3시간 가량 지나자 삼성전자가 입장문을 내놨다. "불법 투약 사실이 전혀 없다"라는 단호한 입장을 담았다.
삼성전자는 입장문에서 "해당 보도는 다툼이 있는 관련자들의 추측과 오해, 서로에 대한 의심 등을 근거로 한 일방적 주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이) 과거 병원에서 의사의 전문적 소견에 따라 치료를 받았고, 이후 개인적 사정 때문에 불가피하게 방문진료를 받은 적은 있지만 불법투약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해당 매체에 대해선 악의적인 허위보도에 책임을 물어 민형사상 법적 대응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3일 대한상의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경재계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0.02.13 sjh@newspim.com |
삼성전자의 이런 입장으로 해당 의혹은 앞으로 검찰 수사를 통해 그 진상이 밝혀지게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입장문을 내놓기까지 3시간 가량 걸린 것은 당사자인 이 부회장에게 확인할 시간이 필요해서다.
"사실이 아니다"라는 단호한 입장문으로 미뤄, 이 부회장의 대응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이와 관련해 한 재계 관계자는 "이건 허무맹랑한 것이고 개인에 대한 인격살인과 다름없다"고 했다.
삼성전자의 입장문 발표는 사실 이 부회장 개인에 대한 문제를 떠나 회사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것이다.
바라보기에 따라서는 '카더라'로, 혹은 치료 목적의 '정상적인 투약'이라며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올때까지 '무대응' 입장을 유지할 수도 있으나, 글로벌 시장이 주목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회사와 주주 등에게 미칠 피해가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보도를 하려면) 사실관계를 당사자들에게 더 확인했어야 되는 게 맞지 않느냐"라면서 "병원장이나 간호조무사, 이 부회장 등 당사자는 전혀없고 간호조무사의 남자친구 주장만 있는데 이게 대체 뭐냐"고 했다.
삼성전자의 주주, 투자자, 고객 등 이해관계자에게 이런 의혹제기는 상당히 아쉽다. 이번주는 특히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올해 상반기 전략스마트폰 '갤럭시 S20'을 발표한 상황이어서, 자칫 미국과 중국의 경쟁사들에게는 삼성 총수의 불법행위로 포장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스마트폰업계 관계자는 "글로벌리하게 보자면 이런 의혹제기가 국익에 어떤 보탬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경쟁사에서 삼성전자를 깎아내릴 호재로 활용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삼성전자도 이런 맥락에서 '추측성 보도' 자제를 촉구했다.
삼성전자는 "추측성 보도는 당사자는 물론 회사, 투자자에 큰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사실이 아닌 보도가 확대 재생산되지 않도록 수사결과를 차분하게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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