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투자 촉진해 유니콘 기업으로 스케일업 도모
모태펀드·특별보증 통해서도 투자 지속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가 벤처 4대 강국 실현을 위해 대형투자를 촉진하는 차원에서 차등의결권을 연내 도입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만 경영권 위협 등의 우려로 선뜻 나서지 못한 중소·벤처기업들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중기부는 1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디지털경제로의 대전환, 스마트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의 2020년 업무보고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차등의결권 제도는 최대주주나 경영진이 실제 보유한 지분보다 많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중기부에는 구체적으로 1주당 10개의 복수의결권을 주는 주식을 발행할수 있게 하반기 벤처기업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 S1에서 열린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라운드테이블(K-STARTUP GRAND CHALLENGE ROUND TABLE)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01.30 alwaysame@newspim.com |
중기부가 차등의결권을 도입하는 주된 이유는 대형투자를 촉진하기 위함이다. 이는 벤처 4대 강국으로 가기 위한 K-유니콘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K-유니콘 프로젝트는, 기업가치가 1조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이 될 수 있는 후보기업을 발굴하고 민·관이 합동해 유니콘 후보기업을 집중해서 발굴하고 육성하며 스케일 업 시스템으로 도약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중기부는 이 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대형투자라고 바라봤다. 때문에 대형투자를 견인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모태펀드·특별보증·차등의결권 등을 도입할 것을 약속했다.
모태펀드의 경우는 창업단계 뿐 아니라 스케일업 등 도약단계의 펀드를 구성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특별보증은 민간의 벤처투자를 유치하고 이미 시장의 검증을 거친 예비 유니콘에게는 최대 100억원을 보증하는 내용이 담겼다.
스케일업은 스타트업에서 규모를 확대하는 것을 뜻하는데, 최근에는 스타트업 중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고성장 벤처기업이라는 의미로 통용된다. 주로 유니콘 기업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그 전 단계로 성장한 기업을 지칭하곤 한다.
차등의결권의 경우는, 비상장 벤처기업의 혁신창업주가 대규모 투자유치를 할 경우 1주당 10개까지 복수의결권 주식 발행을 허용하도록 한다. 일반적으로는 1주 1의결권의 원칙을 따르지만, 예외를 인정해 경영권을 보유하나 대주주의 주식에 대해 보통주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셈이다.
이로써 일부 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해 적대적 인수합병(M&A)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기부는 차등의결권의 경우는 창업자에게만 부여하고 상속 양도할 시 소멸되는 등 엄격한 요건으로 남용을 방지하는 내용도 담았다. 일각에서 제기된 차등의결권 오남용에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제한적 차등의결권'을 도입하는 차원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19년 벤처투자 및 18년 엔젤투자 실적과 함께 20년 모태펀드 출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0.01.29 leehs@newspim.com |
한편, 이는 지난달 20일 더불어민주당에서 내놓은 4.15 총선 2호 공약인 '벤처 4대 강국 실현'의 일환이다.
민주당에서는 2022년까지 유니콘 기업 30개를 육성하기 위해 벤처업계 숙원인 '창업주 차등의결권'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차등의결권 제도 도입 취지인 '외부투자 확대시 경영권 방어수단 강화'와는 다르게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수단으로 남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 중기부는 이를 고려해 '제한적 차등의결권'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한 연장선으로 박영선 중기부 장관도 앞서 1월29일, 차등의결권 제도를 연내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당시에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입할 것인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중기부는 이외에도 K-유니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선도유망기업을 발굴육성하고 민간이 중심이 되는 혁신형 창업 인프라를 지속해서 확대하며 부처간 창업지원사업의 연계를 강화하고 표준화된 지원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방안도 함께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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